[서평] 전문지식과 통찰을 겸비한 사람
『첫 2초의 힘 블링크』를 읽고

등록날짜 [ 2013-03-05 13:59:43 ]


『첫 2초의 힘 블링크』를 읽고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著/21세기북스

‘첫눈에 반하다’는 말은 드라마나 연애 소설에 많이 등장한다. 일상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다. 멋진 풍경이나 구도가 잘 잡힌 사진을 보고도 첫눈에 반한다. 사람을 만날 때도 첫인상이 좋으면 관계가 잘 이어진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이 책에서 “눈 깜짝하는 동안의 순간적인 판단도 수개월에 걸친 이성적인 분석만큼 가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순간적 판단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결정한 것보다 나을 수 있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블링크(blink)’는 2초 안에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을 의미한다. 첫 2초 동안 무의식 속에서 섬광처럼 일어나는 순간적 판단이 지닌 힘을 이해하고, 그 무한한 본능을 적극 활용한다면, 삶에서 엄청난 질적 상승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순간적인 통찰 없이 전문지식만 활용하면 전문가도 실수할 수 있다고 다음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한 미술상이 쿠로스 상이라고 추정되는 오래된 석상을 들고 폴게티 박물관을 찾아온다. 박물관은 14개월에 걸쳐 조사한 뒤, 석상이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박물관을 방문한 어떤 미술사학자가 석상을 보자마자 바로 “이 석상은 가짜다”라고 말한다. 결국, 그 석상은 모조품으로 드러난다. 미술사학자는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그러나 미술사학자도 왜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순간적으로 판단했을 뿐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판단이 오류를 범할 때도 있다. ‘이엔가르의 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전통적인 경제 상식은 선택 가능성이 많을수록 물건을 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엔가르는 정반대 사실을 발견했다. 딸기잼이 6종인 부스에 멈춰 선 사람들은 30퍼센트가 잼을 사 갔지만, 24종인 부스에서는 겨우 3퍼센트만 잼을 사갔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잼을 고를 때 순간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난 저걸 사고 싶어’ 하고 자신에게 속삭인다. 그런데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즉 무의식이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면 모든 것이 마비되어 버린다.

저자는 결국 판단을 잘하고 싶다면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환경이 주는 영향에 개입하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먼저 판단에 필요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험을 통해 의식을 교육하고, 축적된 정보와 경험을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통찰력이란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서 순간적으로 정보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통해서 판단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판단을 내릴 때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전문지식과 통찰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 독서는 지식과 경험을 모두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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