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믿는 자로서 자족하는 삶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를 읽고

등록날짜 [ 2013-07-16 09:13:20 ]

 
로버트 스키델스키.에드워드 스키델스키 共著 / 부키

세계적 경제학자 케인즈가 1930년에 발표한 에세이 『우리 후손을 위한 경제적 가능성』에서 그는 100년 후 미래 전망을 제시했다. 1세기 후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4~8배 증가할 것이며 주당 평균 근로 시간도 15시간 정도로 줄어드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의 진보로 시간당 생산성과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노동 시간이 자연적으로 줄어 여가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2000년이 넘어서면서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예측한 대로 4배 수준이 넘었다. 그러나 평균 법정 근로 시간이 15시간이 되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소득은 늘어났지만 근로 시간이 많이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케인즈의 오류로부터 출발한 이 책은 ‘얼마나 있으면 좋은 삶을 살기에 충분한가?’ 하는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되살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영국 상원의원이자 경제학자인 로버트 스키델스키와 철학자인 아들 에드워드 스키델스키는 경제학과 철학, 역사를 넘나들며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득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인해 근로 시간이 줄지 않았다고 본다. 중세시대에는 돈이 기준이 아니라 사람들의 도덕과 지성과 철학을 우선시하여 사람을 평가했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가 되면서 발달한 자본주의는 돈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시작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여유가 있는 삶이 아니라 삶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많이 써야 하기에 돈을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저자는 맹목적인 경제성장과 인간의 무한한 탐욕에 경종을 울린다.

또 인간다운 좋은 삶의 7가지 기본 요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강, 안전,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의 개념을 끌어낸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경제성장과 욕구의 무한한 자극이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니라면, 무엇을 가져야 만족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정책이나 행동 양식의 목표는 건강, 존중, 우정, 여가 등 질 높은 삶의 요소를 모든 사람이 쉽게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경제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얼마나 있어야 만족하는가? 믿는 사람들도 비켜 갈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오늘날 교회는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부자이고 부요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고 하지만 돈을 우선시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의 탐욕도 믿지 않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돈과 좋은 삶에 관해 사도 바울은 어떠한 형편이든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고백한다(빌4:11). 믿는 자로서 자족하는 삶에 관해,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삶에 관해, 내세에 투자하는 삶에 관해 생각해 볼 때이다.

/김용환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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