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앙 성숙에 이르는 길
『천로역정』을 읽고

등록날짜 [ 2014-03-11 09:26:29 ]


존 버니언 著. C.J.로빅 편 / 포이에마

어릴 적에 만화로 된 『천로역정』을 읽었다. 어린 나이 탓에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마지막 장면만은 아직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천국에 입성하는 주인공 크리스천, 그와는 대조적으로 세상과 벗하다가 천국에 들어갈 수 없어 땅을 치고 우는 수많은 사람.

이번에는 만화가 아니라 번역본 『천로역정』을 제대로 읽어 보았다. 성장해서 읽은 『천로역정』은 심도 있게 다가왔다. 이 책은 성도의 신앙이 성숙해가는 길을 15장으로 나누어 자세히 서술했다.

‘크리스천’이라는 인물은 세상 기준대로 살다가 어느 날부터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된다. 그 후 영원한 나라 천국에 입성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은 ‘크리스천’을 유혹한다. “세상과 벗하며 살라”며 ‘크리스천’의 마음을 세상으로 되돌려 놓으려 하지만 ‘크리스천’은 주님께만 마음을 고정한다. 결국 어렵고 힘든 순례 길을 떠난다.
 
‘크리스천’은 순례 길에서 많은 인물을 만난다. 도움자와 동반자를 만나 위로와 힘을 받는다. 가끔 잘못 판단하게 하는 인물을 만나 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주님께 돌아온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진리를 안다는 것, 그리고 진리를 널리 알리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새삼 감사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무엇이 진리인지, 무엇이 주님 뜻인지, 죄를 짓지 않으려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물론 설교 말씀을 듣고 얻은 분별력으로 어느 정도 중심을 잡을 수 있었지만 삶 속에서 하나님 말씀으로 하나하나 분별하여 신앙의 중심을 잡는 일은 여전히 어려웠다.

『천로역정』은 하나님 말씀으로 삶의 중심을 잡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제시한다. 첫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가족과 친구, 이웃 사람은 ‘크리스천’에게 말한다. “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근심하느냐. 걱정을 내려놓으면 가벼워진다.” 하지만 크리스천은 성경이 말하는 멸망의 날이 머지않아 다가온다고 느끼고, 그날을 예비하라고 경고한다.

다수가 아무리 옳다고 해도 진리가 아니면 따를 수 없다. 다수결 원칙을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는 없다. 오직 주님이 옳다고 하신 것만 진리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천로역정』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 공로가 없으면 구원이 없고, 그 사건을 믿지 않으면 주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한 번쯤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구사한 단어는 대체로 평이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장면을 상세히 묘사한 그림이 실려 있다. 초등학생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깨달은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면 신앙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오소현 

위 글은 교회신문 <37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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