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극한의 상황에서 만난 진리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등록날짜 [ 2014-05-06 15:53:15 ]


빅터 프랭클 著 / 청아출판사

『안네의 일기』를 비롯하여 강제수용소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책은 참으로 많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실제 일어난 일들이 한 개인의 체험과 관련한 경우에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하며 이런 체험의 명확한 본질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년 동안 다카우와 다른 강제수용소가 있는 아우슈비츠에서 보냈다. 수감자 신분으로 모든 것을 목격하면서 인간 문제의 가장 심오한 의미에 초점을 둔 극적인 경험담을 기록했다.

이 책은 제1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제2부 <로고테라피의 기본개념> 제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으로 나뉘어 있다.

“이 세상에는 사람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일이 있는가 하면, 더는 잃을 이성이 없게 만드는 일도 있다.”

인간 이하가 되어야 하는, 아니 차라리 짐승이 되어야 견딜 수 있는 헐벗음과 굶주림, 이유 없는 구타, 강도 높은 노동, 절망적인 선택의 순간들, 지독한 모멸감, 죽음 등 수용소에서 지낸 나날은 이런 극단적인 것이 일상이어서 어떠한 충격도 충격이 아니고 무감각으로 무장됐다고 저자는 표현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도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저자는 일생을 바쳐서 연구한 과학서적 원고를 빼앗기고 그것을 다시 쓰는 작업으로 쓰라린 시간들을 버텨 냈다.
 
벌거벗은 실존 앞에 운명의 선택을 해야만 했고 거짓말처럼 압제에서 해방되었을 때, 저자는 “저는 제 비좁은 감방에서 주님을 불렀나이다. 그런데 주님은 이렇게 자유로운 공간에서 저에게 응답하셨나이다”라고 뜨겁게 고백하며 인간으로서 새 삶을 다시 시작했다.

저자는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시련을 계기로 얻은 가장 값진 체험은, 이제 이 세상에서 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책을 마친다.

로고테라피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로고스(Logos)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며, 로고테라피 이론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인간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중략) 프로이트 학파가 중점을 둔 쾌락의 원칙이나, 아드리안 학파에서 우월하려는 욕구로 불리는 권력의 추구와 대비시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168쪽)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하나님의 창조물인 우리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저마다 생애에 신의 섭리와 기대가 있음을 안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어떠한 자세로 나아갈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글 정성남

위 글은 교회신문 <3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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