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상에서 아들을 가장 사랑한 아버지
『파리의 아파트』를 읽고

등록날짜 [ 2017-12-19 15:29:46 ]


기욤 뮈소 著 / 밝은세상


『파리의 아파트』는 한국에서 14번째로 출간되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그가 쓴 소설 중에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2016년에 우리나라 영화로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파리의 아파트』는 심장마비로 죽은 천재화가의 집에 우연히 임대해 들어온 남녀가 겪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서 사랑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고 있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직형사 ‘매들린’과 극작가 ‘가스파르’는 임대회사의 전산착오로 같은 아파트에서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한다. 천재화가 ‘숀 로렌츠’가 그림을 그리며 살았던 곳인데, 벽에 걸린 사진, 신문스크랩, 화집, 평론집을 보면서 화가의 신비로운 삶을 접한다.

그러던 중 ‘숀 로렌츠’의 친구이자 법적상속인인 ‘베르나르’에게 화가의 파란만장한 삶과 납치된 아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 석 점이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흥미를 느낀 두 사람은 천재화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 석 점과 납치된 아들을 찾아 나서면서 천재화가의 부성애(父性愛)를 만나게 된다. 기욤 뮈소 특유의 가독성과 영화를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 덕분에 한시도 독자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넌 오래전에 우리가 망각하고 지낸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찾게 해 주었어. 우리는 너로 인해 사랑, 소망, 평화, 신뢰 같은 가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단다. 네가 이 글을 읽을 나이가 되면 알게 될 테지만 사실 네 엄마나 나는 그리 평온한 삶을 살아오지는 않았어. 우리가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사는 삶이 내게 절실히 깨닫게 해 준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단다. 아이와 함께하면 그 이전에 겪었던 모든 불행을 잊을 수 있다는 사실이지. 너도 훗날 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루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너를 지켜 주는 별들이 하늘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보게 될 거야. 너의 실수, 너의 방황, 과오가 아이라는 한 줄기 빛과 함께 모두 용서가 되지.”(본문 중)

『파리의 아파트』는 가족 간의 사랑을 주제로 다룬다. 자녀 덕분에 부부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시들해진 인생에 기쁨과 희망이 다시 솟아난다. 그런데 그 자녀가 납치되자 자녀를 사랑한 만큼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다. 그걸 노린 납치사건이 임대인 두 사람에 의해 밝혀지고 행방이 묘연하던 아이를 결국 찾게 된다.

『파리의 아파트』를 보는 내내 부모가 자녀를 얼마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생각했다. 자녀이기에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모의 사랑을 몰라주는 자녀 탓에, 부모 홀로 평생 짝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진실하게 응해야 한다는 예의도 생각했고, 지금 내 곁에 있고 나를 사랑해 주는 이들도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

책장을 덮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해 봤다. 소설 속 천재화가도 자녀가 납치되었을 때 세상을 다 잃은 상실감을 경험했다. 똑같이 자신이 창조한 아담이 불순종해 망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해 보았다. 사랑할 수밖에 없기에, 품속의 독생자까지 주신 것 아닐까?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사 하나뿐인 아들마저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보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더욱 충성하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글 오태영



 

위 글은 교회신문 <55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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