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복잡함 버리고 단순함으로 품위 유지하라

등록날짜 [ 2010-03-23 07:32:29 ]

변덕스러운 인간의 제도 따라갈 것 아니라
하나님의 눈높이 맞춰나갈 때 능력 나타나

한때 외국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처음 시행되어 눈길을 끌었던 퍼피독(Puppy Dog) 서비스라는 것이 있었다. 왕 앞의 신하처럼 종업원이 마치 무릎을 꿇어 손님과 눈높이를 맞춘 상태에서 주문을 받는 것을 말한다. 고객을 왕처럼 떠받들고 고객의 눈높이에 철저히 맞추겠다는 서비스 전략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서비스는 사라지고 말았는데 이유인즉 그런 서비스 받는 것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고객을 왕처럼 떠받든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친밀감 있게 마치 친구처럼 대해주는 서비스가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이다. 얼마나 고객의 취향을 빨리 알아차리고 그 눈높이에 맞춰 순발력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맞춤형 서비스와 교회
교회도 이런 맞춤형 서비스라는 시대의 흐름에 예외는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도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열린예배’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회 내에 카페와 서점은 물론 꽃집이나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변하고 있음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또 신앙 강좌는 기본이고 자기계발을 위한 교양 강좌나 문화 프로그램들까지 성도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어떻게든 성도들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런 변화는 비신자들이 교회에 쉽게 와서 복음을 접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그에 따른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교회는 피곤하다
무엇보다 교회 구성원들의 마인드 변화이다. 맞춤형 서비스에 익숙하다 보니 내가 교회를 섬기려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나를 섬겨주길 끊임없이 바라게 된다는 것이다. 예배는 물론 목회자의 설교 스타일, 교회의 편의시설 및 각종 프로그램까지 꼼꼼히 따져보면서 나를 최상으로 만족하게 해줄 교회를 찾게 된다. 한 교회에서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교회를 찾아다닌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여러 교회를 같이 다니면서 필요한 부분만 유익으로 삼는다.

교회도 변덕스러운 사람의 취향에 맞추다 보니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가정문제, 인생문제까지 프로그램화시켜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다 보니 결국 교회도 피곤하고 교인들도 피곤하다. 그 피로감이 쌓이면서 점점 ‘과연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이제 또 어디로 가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현실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섞여 있으면 분리시키고, 복잡한 것은 단순화시키면 된다. 한마디로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모델로 연세중앙교회를 제시하고 싶다.

거룩함, 교회만이 가질 수 있는 고품격
연세중앙교회는 우선 교회의 거룩한 품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교회이다. ‘교회’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거룩함’이며 거룩함은 철저한 ‘구별됨’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아무리 교회가 복음전도를 위해 문턱을 낮춘다 해도 고유한 품격까지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연세중앙교회의 대성전은 어느 곳을 가도 내가 지금 교회에 와 있다고 확실히 느끼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성전에서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질 때에도 그것들로 인해 본래 교회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문화공연을 더 품위 있게 만들어 준다.

세상문화가 범접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멋이 위압적이지 않으면서 친근감 있게 사람들을 감싼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외형에서 발산되는 세상을 품을 수 있는 거룩한 권위이다.

예배 중심의 단순함이 주는 역동성
연세중앙교회는 예배 중심의 교회다. 설계 자체가 성전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모든 사역이 자연스럽게 성전 중심, 예배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예배가 중심이 될 때 복잡한 사역이 정리되고 단순화된다. 성도들의 다양한 욕구도 하나님과의 예배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됨으로써 예배공동체로 하나가 되게 한다. 사역은 더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고 교회는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와 더불어 설교 역시 너무나 단순명료하다. 성경 외에는 다른 것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 이처럼 하나님 것이 아닌 것들은 과감히 버리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집중하여 단순화시킬 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나타난다. 하나님의 이적과 표적으로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꺼번에 포용할 수 있으며 사람들을 순수한 동기로 교회에 모이게 한다.

이처럼 교회가 복잡한 인간의 수단을 따르지 않고  단순한 하나님의 법칙을 믿음으로 따를 때 교회는 비로소 음부의 권세를 이기는 반석 같은 교회가 될 수 있다. 반석의 견고함은 기본에 충실할 때 나온다. 유연성이라는 것도 견고한 자세에서만 나올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거룩함을 유지할 때 세상을 구원할 권위와 힘이 생기는 것이고, 세상의 것들을 버리고 하나님 것으로 단순화될 때 그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나님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 하나님으로 거룩한 질서를 회복하는 것만이 교회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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