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서해안 초계함 침몰과 조급함

등록날짜 [ 2010-04-05 08:33:24 ]

궁금증 해소 이유로 섣부른 결단 내리는 건 위험
최선의 노력 후에 결과 중시하는 풍토 만들어야


지난주에 백령도 근해에서 해군 초계함이 원인미상의 폭발로 침몰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군은 중·대형함, 고속정, 해경함정, 구조함, 기뢰탐색함, 전투지원함, RIB(고속고무단정), 고무보트를 이용하여 잠수사, 해군해난구조반, 육군특전사요원들이 미군 구조함 잠수사와 함께 실종자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은 하루 2~3번에 걸쳐 2시간씩 생기는 ‘정조’ 시간대에 맞춰 실종자 탐색·구조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의료진 및 앰뷸런스 현장 대기, 후송헬기 백령도 대기 등 실종자 발견 시 즉각 후송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조급한 결과만 바라선 안 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선체 인양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정밀분석이 끝나면 밝혀질 것이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의 비중이 ‘실종자 구조’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수많은 추측’과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서 어딘가 씁쓸한 느낌이 듭니다. 최대한 빨리 궁금증을 해결해야 한다는 언론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군인으로서 실종 장병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난 직후부터 정확한 원인을 바로 내놓지 못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면, 요즘의 시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 중에 ‘인스턴트(Instant, 즉각적인, 즉시)’라는 용어가 떠오릅니다. 조리시간이 몇 분도 걸리지 않는 패스트푸드, 접속시간이 몇 초도 걸리지 않는 초고속인터넷,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스마트폰 같은 첨단 통신장비에 익숙해지면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보니, 청소년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되어지는 과정보다 당장 보이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TV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길들여진 1~2시간만의 결말에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르고,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제품이 많아지다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 성공했거나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면 결과만을 놓고 따지다 보니, 그것을 이루는 과정상의 교훈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노력의 결과는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아
어느 한 사람이나 조직이 다른 사람이나 조직보다 우수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좌절과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숨겨져 있게 마련입니다. 위대한 인물들 뒤에는 철저히 준비된 시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모세에게도, 다윗에게도, 사도 바울에게도 철저히 준비된 시간이 있었기에 하나님께서 정한 때에 사용하실 수 있었습니다.

과수원에 있는 사과나무에 심은 자의 정성과 돌봄이 있어야 하는 것은 ‘평생에 수고하여야 소산을 얻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에 열린 사과를 보면서 그 수고를 보지 못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다해 이룬 선한 열매를 보면서 그 과정을 생각하지 못한다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다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1등을 한 선수가 곧이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수고의 원칙’이 지금도 세상 가운데 분명히 지켜지고 있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노력의 결과가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삶의 열매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영혼의 때를 위해 자신 속에 심겨진 나무를 방치한다면 하나님의 이러한 원칙을 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복한 결말을 내 것으로
각박한 입시 현실과 물질만능주의, 영적인 분별력이 요구되는 매스미디어 시대 속에서 요즘 우리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분들로부터 그러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목적도 없이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수많은 영혼을 향해, 죄 많은 인간의 삶의 의미와 희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임을 외치는 자의 소리가 필요합니다. 이 땅에서의 우리의 인생이 마감되고 천국 가는 순간까지 그러한 외침을 이어가기 위해 수고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믿는 자 모두에게 주어진 그 사역이 자신의 것인지 아닌지 고민하느라 주저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겨주신 달란트를 어떻게 남길 것인지 고민하고 애쓰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흘리신 보혈의 공로로 구원받은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땅에 묻어둔 자의 비참한 결말을 알고 있기에,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의 유익을 남겨 수고한 자의 행복한 결말을 내 것으로 만드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 힘써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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