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록날짜 [ 2010-04-26 08:25:40 ]

내면의 세계보다 외모 중시하는 현실 풍토 아쉬워
영혼의 교감으로 상대방 이해하는 사회 만들어야

누구나 어릴 적에는 자신이 사는 집 근처 동네를  세상 전부로 알고 지낸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세상의 크기를 키워 가게 되고 우리나라, 아시아, 지구, 태양계, 은하계… 이렇게 그 폭을 넓혀간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세상의 확장은 보이는 것만 믿으려고 하기 때문에 확장의 속도가 제한된다.

직접 가볼 수 없다면 사진이나 책과 같은 자료를 통해서라도 그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렇듯 인간은 그 자신의 안구와 수정체에서 인식한 빛의 굴절이 뇌를 통해 해석되는 부분으로만 지식을 형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무한하게 존재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바람도 그렇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 삶 속에서 그 영향력을 행사하며 존재한다. 바람은 인간의 손에 잡히지도 않고 자유롭게 대기 중에 돌아다닌다.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과학이 발전해 나가지만 인간은 바람을 한 장소에 가두어놓을 수 없으며 단지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보이지 않는 세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후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우리는 TV와 인터넷이 매우 발달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인류는 책과 같은 기록물에 의존하여 그 지식을 넓혀 갔지만, 이제는 지식의 전파속도가 빛의 속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 인터넷, TV와 같은 외부 정보에 의해 가치판단을 주로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진실을 왜곡하거나 감추는 일이 오히려 더 쉬워졌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진실이 밝혀지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그 당시에는 이런 일들을 왜 미리 알지 못했느냐며 비판할 수 있겠지만, 제한되고 선택, 집중된 정보의 편향 속에서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낭떠러지에 있는 좁은 비탈길을 지나가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는 지혜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삶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다.

흔히 3S(Screen-영화/TV, Sports-스포츠, Sex-성적 타락) 우민화(愚民化) 정책이라하여 이들 3S를 권장하면 국민들이 정치에 등한시한다하여 독재정부에서는 이러한 정책을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독재정부가 아니더라도 여전히 TV나 인터넷, 영화와 같은 대중매체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망각하게 만든다.

내면의 가치를 만들어가라
흔히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을 사용한다.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로, 대체로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훌륭하고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인간의 사고 경향을 심리학적으로 ‘후광효과’라는 개념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은 왠지 덕(德)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라든가,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성격 특성들 즉, 재미있고, 강하고, 친절하며, 사교적이고, 지적이고, 안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현상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TV의 연예·오락프로그램이나, 각종 상업용 광고는 외모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어떤 이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외모를 바꾸기 위해서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무엇이든 판매하고자 하는 상업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다이어트나 성형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최근 10여 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만 보아도 그 폐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이력만을 가지고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려는 경향과 결혼정보회사의 증가는 절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마음을 움직여 진정한 삶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어느 한 사람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외모가 아닌 내면의 세계를 아는 것이다. 영혼의 교감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관계가 더욱 아쉬워지는 시대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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