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그해 여름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등록날짜 [ 2010-07-19 23:03:22 ]

예수님을 처음 만난 그때 어제처럼 ‘생생’
지금도 주님은 ‘사랑의 주인공’ 찾고 계셔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아지면 추억이라는 것이 어느 때는 현실보다 더 크고 달콤하게 다가온다. 그 당시에는 하찮았던 기억들조차 ‘추억’이라는 영화관에 들어서면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추억도 가는 세월에 묻히면 그만이다. 그에 반해 세월 속에 묻히지 않는 영원한 추억이 있으니 그것은 예수와 함께한 추억이다. 예수께서 육신을 입고 사는 동안 스치고 지나간 모든 장소가 오늘날 성지(聖地)가 된 것처럼 우리 인생의 한 때도 예수와 함께하면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특히, 주님과 처음 만난 러브스토리는 세월이 지나도 오늘 일어난 사건처럼 늘 생생하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아서
내가 처음 예수를 만난 것은 제대하고 대학교 3학년에 복학한 스물네 살 때다. 80년대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진리에 대한 막연한 목마름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부담감으로 고민하던 때다. 그때 나는 어리석게도 그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보다 현실에서 도피하려 했다. ‘이 세상에 절대 진리는 없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인생도 그저 나름대로 의미를 두며 살면 된다’라는 그럴싸한 구실까지 붙여 현실도피라는 비겁함을 감추려 했다. 그렇게 현실을 피하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갈등은 더 커졌고 이름 모를 허전함과 고독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과 후배가 나를 전도하면서 던진 “하나님은 살아계시다”라는 말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빛처럼 스며들었다. 기독교 재단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기독교에 대해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해서 가장 먼저 절대 진리에서 제외했던 하나님, 하나님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내게 그 한마디는 점점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나도 만날 수 있을까?’라는 희망으로 변했다. 후배를 통해 말씀을 계속 듣고, 성경을 읽으면서 그 사모함은 점점 커졌고 어느 날 나는 내 방에서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나를 위한 죽음이라는 사실을 시인했고 확실히 믿는다고 고백했지만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는 늘 의문이 남아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면서 나에게 그 사랑을 확실하게 경험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내 인생에 예수의 피가 뿌려지다
그러던 8월, 나는 후배가 다니는 연세중앙교회에서 개최한 ‘청년 하계산상성회’에 참석하였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강원도 문막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찬양과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되었다. 나도 함께 찬양하고 열심히 말씀을 들었다. 그런데 성회가 다 끝날 때까지 내가 그토록 원한 하나님과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초조해졌다.

드디어 성회 마지막 날 아침 성회 시간이 다가왔다. 그날따라 찬양시간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마지막 설교도 끝났다. 이제 통성기도만 남았다. 목사님은 ‘주님 가신 길’이란 찬양을 불렀고 자연스럽게 통성기도로 이어졌다. ‘주님 가신 길. 십자가의 길. 외롭고 쓸쓸했던 길. 골고다의 거친 언덕길… 이 세상에 생명 주시길 그렇게도 원하셨던 길…” 찬양소리가 커지면서 ‘이 세상에 생명 주시길 그렇게도 원하셨던 길’이라는 가사가 강하게 다가왔다. 눈을 뜨고 앞을 보니 목사님께서는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하고 계셨다. 순간 목사님의 모습과 함께 십자가에서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졌다. ‘그래 바로 저 모습이 나에게 그토록 생명 주시길 원하셨던 하나님의 애통하시는 심정이었구나. 그 사랑을 철저하게 거절한 것은 바로 나였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거부하며 살아온 지난날 나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나의 기도는 점점 더 간절해졌고 회개는 통곡으로 변했다. 옆구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통증이 오기 시작할 때, 갑자기 혀가 말려들어 가면서 방언 기도가 터져 나왔다.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동안 가졌던 모든 의문이 완전히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오랫동안 나를 짓누르던 좌절과 절망의 찌꺼기와 죄악의 불순물들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갔다. 스물네 살의 여름,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그렇게 만났다. 내 인생에 예수의 피가 뿌려졌다.

4일간의 단기 속성코스 하계성회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하나님께 사랑받을 만한 짓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나를 하나님께서는 ‘하계성회’라는 4일간의 단기 속성코스로 완벽히 새롭게 변화시키셨다. 만약 그 기간이 길었다면 의지가 약한 나는 믿음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또 그렇게 강하게 역사하지 않으셨다면 나는 금방 싫증을 내고 다시 옛날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는 이제 고백할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만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고 하나님이 함께하신 추억만이 세월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다고.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을 찾고 계신다. 그것도 아주 급하게, 아주 강하게 찾고 계신다. 올여름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믿음의 여행을 떠나는 성도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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