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미국 국가부도와 심판의 날

등록날짜 [ 2011-08-09 13:48:54 ]

미국 49개 주가 재정위기 시달려
대책 없이 쓰기만 하고 ‘나 몰라’

채무상한 증액으로 미국이 일단 국가부도위기를 넘겼지만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10번이나 그리고 이번에 11번째 부채 증액을 통해 위기를 넘겼지만 모두 미봉책이다. 연방정부가 간신히 한숨 돌린 사이 또 다른 위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미국의 주 정부와 지방 정부의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미국 각 주는 각기 사정이 다르고 연방정부 재정위기와 비교하면 주목을 덜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미네소타주 정부가 지난 7월 3주간 폐쇄됐고 지방 정부 수십 곳이 폐쇄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2년 사이에 주들이 수입보다 무려 1.5조 달러, 우리 돈 1600조 원 이상을 썼다고 추산하고 있다. 공공 연기금에는 무려 3조 달러의 구멍이 나 있다.

미 CBS는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지사로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190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신용도에서 이미 ‘쓰레기’ 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까지 했다. 지원금을 대폭 삭감 당한 주립대학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등록금을 32%나 올렸지만 수업의 질은 하락했다. 미국 내에서 재정위기로 주립대학 등록금을 인상한 주는 3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주는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주 의사당 건물, 최고 법원 건물 그리고 입법부 사무실들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장기이식 분야 재정지원도 대부분 중단했다. 미국 내에서 세금이 가장 높은 뉴저지주는 지난해 100억 달러 적자를 냈고 경기는 곤두박질쳤다. 맨해튼을 연결하는 터널 공사도 중단했다. 경기 부양에 도움을 주고 6000명의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 프로젝트였지만 돈이 없어 취소했다. 주지사가 CBS와 한 인터뷰에서 “심판의 날이 임박했고 주별로 시기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분명히 오고 있다”고까지 했다. 재정위기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
 
심판을 가장 혹독하게 치를 주로는 일리노이주로 꼽히고 있다.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의 두 배를 써버린 일리노이주는 갚을 돈이 없다. 5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하지만 주 금고에는 돈이 없다. 일리노이 대학은 개인사업자 등에게 4억 달러 빚을 지고 있는데 이들은 주 정부가 돈 줄 날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00개에 이르는 비영리 단체들 가운데는 사업을 중단하다시피한 곳이 많다. 심지어 주 경찰들은 주유소에서 주 정부 신용카드를 받아주지 않아 순찰차에 주유를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제는 주 정부가 부랑아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무려 49개 주가 재정위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위기의 원인은 최근 일어난 경기후퇴가 지목되지만 수십 년 된 무책임의 결과라는 지적이 더 크다.
무분별한 지출과 공직자들에 대한 비현실적인 복지제도, 재정적자를 감추려는 정치적 술책들이 난무한 결과로 지금 미국 주 정부와 대중들은 혹독한 현실을 맞고 있다고 재정 전문가들은 말한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의 다음 말은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새겨들어볼 만하다.
“우리는 모든 곳에 너무 많은 돈을 썼습니다. 너무 많이 썼죠. 없는 돈도 썼습니다. 미친 듯이 돈을 빌렸습니다. 신용카드는 한도를 초과했고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 수십 년 파온 구멍에서 나와야 합니다. 기어 나와야 하는데 파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하지만 그 구멍이 얼마나 깊은지는 실제로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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