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세상의 정의와 하나님의 정의

등록날짜 [ 2011-10-11 13:13:09 ]

최근 영화 <도가니>로 성범죄 처벌 다시 이슈
사회는 언제나 불안정, 절대적 정의 깨달아야

최근 영화 <도가니>가 큰 화제가 되면서 제목 그대로 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다. 광주 장애인 시설 한 군데서 벌어진 아동 성폭행 실화를 다룬 이 영화가 많은 사람의 분노에 불을 댕기면서 주범들을 제대로 처벌하고 교육현장에서 쫓아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피해 아동의 부모들과 이들을 돕는 시민단체들이 가해자 처벌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해 오랜 기간 피눈물 나게 싸워왔음에도 철저히 외면당한 사건이 단 한 편의 영화 덕에 새롭게 민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뉴스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영화가 자극한 사람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흥분하면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애아동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큰 공분을 느끼는 이유는 사건 자체보다는 그 후 관련자들이 엄중한 법의 처벌이나 제재를 거의 받지 않고 여전히 교육자 자격으로 아이들을 다루도록 내버려둔 우리 사회의 도덕적 무능력과 양심 불감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도가니> 배경인 학교 말고도 지금도 많은 성폭력과 불법이 계속해서 행해지고 있으며, 잘못을 저지르고도 법의 처벌을 피하고 후안무치로 지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찰청 범죄 통계를 따르면 아동 성폭력 피해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나이도 낮아지지만, 가해자들의 절반 가까이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아이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사회의 외면 속에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장애인이나 결손 가정 아이들은 제대로 대처를 못해 오히려 아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성범죄는 재발률이 높고 특히 아동 성폭력은 평생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남기지만, 이것을 해결하고 방지할 제도적 방안이나 법률은 미흡하거나 때로 모순적이기도 하다.

이번에 <도가니> 배경인 인화학교 가해자들도 피해 아동의 부모나 아이들을 윽박질러 합의나 고소취하를 받았기 때문에 형량이 그렇게 가벼웠다고 한다. 더구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과 법적 기소권이 소멸하는 공소시효 제도 때문에 피해 아동들이 제때 가해자를 고발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 죄과를 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떳떳이 활개를 치며 군림하는 것을 보다 보면 정말 분노가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의의 현주소다.

실제로 인화학교에 근무한 성폭력 가해자가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건을 왜 들추어 자신과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느냐며 항변하거나, 학교 책임자가 국회청문회에서 학교는 아무런 책임도 없고 문제가 될 만한 사건도 없다고 태연히 주장하는 장면을 방송에서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엄하게 다루고 도덕과 정의를 지켜야 할 법의 한계 그리고 이런 모순에 눈감은 채 자신의 이익과 명예만 챙기기에 급급한 사회 지도자들의 위선과 나태가 얼마나 큰지 많은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세상의 정의는 사람이 만들고 지키기에 언제나 부당함이나 소외의 그늘이 있게 마련이며,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기막힌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정의는 절대적이며 반드시 심판이 따르기에 하나님을 부정하는 범법자들도 심판을 절대 피할 수 없다. 전능자 여호와의 눈이 어디서나 악인과 선인을 감찰하신다고(잠15:3) 하지 않는가. 

위 글은 교회신문 <2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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