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스마트폰과 디지털 시대의 폐해

등록날짜 [ 2011-11-15 14:54:49 ]

정보기술 발달이 오히려 뇌 기능 떨어뜨려
자녀에게 이른 디지털 환경 노출 자제해야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가 지난 10월 28일 2000만을 넘었다고 한다. 이미 가정용 PC와 인터넷이 거의 전 세대에 보급된 데 이어 스마트폰 사용자도 거의 경제활동 인구 규모에 육박해 한국은 명실상부한 정보 사회로 변모했다.
이제 전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무언가에 몰두하는 모습이 낯익은 일상이 되었다.

혹자는 디지털 미디어 발달이 지식 확장과 계몽, 그리고 트위터 같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새로운 만남과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특히 한국처럼 산업재편 속도가 빠르고 사람들이 변화에 민감한 환경에서 정보기술은 고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사태에 명암이 있듯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예상치 않은 여러 폐해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스마트폰 같은 첨단 기기와 인터넷은 역설적으로 개인의 고립을 심화하고 인간관계와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함께 어울리는 자리에서 틈틈이 문자를 주고받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정신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업무나 수업 중에도 스마트폰이 신호를 보내면 조건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다 보니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 못 견디는 중독 현상까지 겪는다. 이런 과잉 집착은 주의력 결핍과 현실 도피로 이어지며 점점 더 자신만의 가상 세계에 몰두하는 자폐적 성향을 심화시킨다.
 
얼마 전에 모 대학에서 학생 한 명이 통학버스에 치여 사망한 일이 있는데 일부 보도를 따르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사람을 만나고 어떤 활동을 하되 마음은 딴 곳에 가 있는 디지털 폐인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 현실 교회를 피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홀로 예배드리면서 소속 없이 떠도는 디지털 유목민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과 컴퓨터가 만드는 증강현실이 실제 삶을 대체하고 자신만의 욕망과 환상에 맞게 개조한 세계에서 스트레스를 풀면서 현실의 불만을 해결하는 것이다. 또 멀티미디어 환경에 자꾸 노출되면서 사고력이 쇠퇴하고 기계에 대한 의존성이 심화하면서 기계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이른바 ‘디지털 치매’가 늘어나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정보나 의사소통 자체를 단순화·분절화하는 인터넷의 특성이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잃어버리게 한다고 경고한다.

디지털 치매는 내비게이션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우리 두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인데 온갖 정보를 저장하고 분류하며 쉽게 접근하게 해주는 디지털 매체가 우리 지력을 쇠퇴시키는 것이다. 특히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이 인터넷이나 TV 같은 멀티미디어 환경에 너무 일찍 노출되면 뇌의 불균형 발달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같은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

멀티미디어는 화려한 그래픽과 자극적 음향으로 아이를 매혹하기 때문에 변화가 빠른 영상물에 길들게 하고 체계적으로 사물을 분석하고 종합하는 지능 발달을 방해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한글이나 수학을 배운 아이들은 종이 그림책이나 움직이지 않는 사물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뇌의 생각 중추인 회백질 크기도 줄어든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아이들에게 장난감처럼 스마트폰을 쥐여 주거나 텔레비전을 보여주며 뭔가를 배우게 하는 것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 내 아이에게 성경책과 그림책을 보게 하고,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보자. 그리고 잠시라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내려놓고 내 영혼을 새롭게 소생시켜 보자.

위 글은 교회신문 <2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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