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김정은 정권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록날짜 [ 2012-12-11 16:51:00 ]

정권 생존을 위한 도발 앞으로 계속될 듯
흔들리지 말고 더 단호하게 태도 표명해야

북한이 다섯 번째 장거리 로켓 발사 일정을 발표했다. 발사일은 12월 10일부터 22일 사이, 발사 장소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 발사장, 발사 방향은 ‘남쪽’이라고 했다. 북한은 1998년부터 지난 4월까지 장거리 로켓을 4차례 발사했고, 올해는 한 해에 두 번 발사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은 서구 유학 경험이 있는 29세 젊은 지도자에게 유연하고 열린 자세를 기대했지만,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김정일 정권이 걸어온 길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다. 다만 그것이 장거리 로켓 발사로 구체화하였을 뿐이다. 지난 4월 ‘은하 3호’ 발사를 실패로 인정한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정권과 차별화 노력을 보여주었을지언정 실패 부담까지 떨어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부담이 두 배가 되었다.

핵심 권력층의 수상한 분위기도 이번 발사 발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일이 생전에 김정은의 확고한 지지자로 심어 놓은 핵심 군부 인사들이 김정일이 사망한 지 1년도 못되어 대거 탈락했다. 리영호 군 총참모장 해임과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교체, 김정일 사망 당시 인민무력부장 김영춘과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우동측의 실각이 그것이다. 아버지가 지목했지만,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정리해 나가면서 권력층 내부의 팽팽해진 긴장이 분출구를 찾고 있는 듯하다.

이번 발사는 지난 2009년 4월 ‘광명성 2호’ 발사 때를 연상케 한다. 2008년 11월 당시,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한 뒤 북한에 대한 대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고, 5월에는 2차 핵실험까지 실시하며 해빙 무드에 역주행했다.

이번에는 미 오바마 대통령 재선과 중국 시진핑 시대 출범으로 상황이 다르지만 맥락은 유사하다. 여기에 16일 일본 총선, 19일 한국 대선이 발사 기간에 걸려 있어 조금 더 복잡해졌다.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북한은 찬물을 끼얹고 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는 17일이 김정일 사망 1주기다. 여기에 24일은 199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날이며, 김정일 생모이자 김정은 조모 김정숙의 생일을 앞두고 있다.
 
북한이 특정 날짜를 중시하는 관행이 있고, 또 북한 주변 주요국들의 리더십 변화가 예정된 상황이라 북한이 올해 안이나, 아니면 내년 1월 8일 김정은 생일 전에 도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사회가 북한 로켓 발사를 저지하려고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권 생존을 위한 자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북한의 로켓 발사는 막기 어려워 보인다.

국제사회 촉각은 북한의 성공 여부에도 쏠리고 있다. 4월에 실패한 원인인 기술적 결함을 북한이 8개월 만에 극복했는지가 관건이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지난 4월 진행한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분석하고 위성과 운반 로켓의 믿음성과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심화해 위성을 발사할 준비를 끝냈다”고 해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자신감은 이란 협력과 관계가 있다. 이란은 2009년 2월 2일 자체 제작한 ‘사피르’ 로켓으로 ‘오미드’ 위성을 저궤도에 올려놓았다. 2단 로켓 ‘사피르’ 발사체 1단은 북한 노동 미사일이 기반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발표는 또다시 동북아 정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로켓 발사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면 내년도 대미 협상을 대비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3차 핵실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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