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꿈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에게

등록날짜 [ 2013-03-12 11:10:43 ]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개학과 함께 화사하고 향기로운 봄기운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3월이다. 대학가에도 갓 대학생이 된 새내기들의 호기심 어린 발걸음과 수다 소리로 모처럼 활력이 가득하다. 지난주에는 필자가 몸담은 학교에서 단과대학별로 신입생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였다. 학교 공식 행사이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려고 야외에서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에는 반드시 교수들이 동행한다. 학생자치 행사지만 학교 공식 허가를 받은 중요한 일정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되지만 신입생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은 남다른 즐거움을 줘서 신선하다. 하지만 항상 이들을 만난 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입생들을 만나면 필자는 반드시 꿈이 무어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고시를 통과해 고위 공무원이 되겠다”, “의전(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사가 되겠다”,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회계사가 되고 싶다” 등 본인이 생각하는 다양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런 대답을 받으면 필자는 그것은 꿈이 아니고 희망하는 직업인데 뭔가 더 원대한 꿈은 없느냐고 되묻는다. 교수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당황하는 학생들이 참 많지만, 필자도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또다시 확인하고는 어떻게 이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불어넣어 줄까 고민한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생들이 젊음의 열정이나 패기 대신 지나칠 정도로 일찍부터 현실 문제를 고민하고 장래 직업을 꿈과 혼동한다. 그러다 보니 대학가 특유의 낭만이나 기성 상업문화와 다른 참신하고 발랄한 대학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리고 학생들은 미래의 큰 이상과 포부를 꿈꾸기보다 벌써 애늙은이처럼 직업을 고르고 ‘스펙’ 관리에 더 신경을 쓰면서 꿈을 잃어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학생들 생각을 들은 후 항상 필자는, 젊음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 너무 일찍부터 자신의 미래를 정하지 말고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꿈이란 세상에서 자신이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자 목표를 말하는 것이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니 진정으로 큰 꿈을 찾으라고 격려한다.

그렇다. 불황과 경제 위기가 점점 고착되고 사회가 경쟁 시스템에 맞게 돌아가자 젊은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취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친구 관계조차 최소화하고, 학과 엠티나 학교 여러 행사에 관심을 두기보다, 1학년 때부터 영어 공부나 자격증 챙기기에 급급해서 대학은 취업준비 기관이 된 지 오래다. 수업도 학문적 호기심이나 장래를 겨냥해 듣기보다는 좀 더 재미있고 손쉽게 학점을 따는 과목이나 취업 경력에 활용할 과목이 인기가 높다.

물론 필자의 제자 중에는 장차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에서 교육 사업을 하여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벌써 외국에 가 있는 학생도 있고, 선진국 문화와 교육을 체험하며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하려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점점 많은 학생이 너무 일찍부터 이해관계를 따지고, 꿈을 펼치려고 하기보다는 공무원처럼 안정적 직장에 목을 매는 현상을 보는 것은 참 안타깝다. 자신의 미래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IT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 빌 게이츠는 젊은 시절부터 “세상의 왕이 되겠다. 컴퓨터를 전 세계 가정에 보급하여 컴퓨터 업계의 제왕이 되겠다. 전 세계를 미래의 무한 속도 경쟁 시대로 이끌겠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이런 것이 비전이자 꿈이다. 성경에서도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요엘2:28)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여, 더욱 큰 꿈을 키워라. 하나님께서 마음껏 쓰실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김 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3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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