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장성택 실각이 지닌 의미

등록날짜 [ 2013-12-10 09:51:12 ]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확고히 다졌다는 주장과
권력투쟁 일부분이라는 설 등 여러 의견 공존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인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실각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이었던 리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 처형된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장성택의 실각설은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해외에 나가 있던 장성택의 가족들도 속속 평양으로 귀환조치 했다. 장성택의 매부인 전영진 쿠바 대사와 누나 장계순, 조카인 장용철 주 말레이시아 대사와 가족도 줄줄이 북한으로 돌아갔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12월 5일(목) 국회 외교통일위 간담회에서 장성택 관련 인물들에 대한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좌우의 최측근을 잃은 장성택은 사실상 권부에서 밀려났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장성택 측근들의 공개처형을 북한 주민에게 알리면서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장성택과 함께 2년 전 김정일 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하던 인물들은 대부분 권력에서 밀려났다. 장성택을 비롯해 김기남, 최태복 비서, 리영호,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이들은 김정은 정권 출범의 공신들이었지만 우동측을 시작으로 군 최고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이 해임됐고, 인민무력부장을 맡던 김영춘과 김정각은 권력에서 밀려났다.

남은 사람은 김기남 당 선전비서와 최태복 교육비서 2명뿐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80세가 넘는 고령이어서 곧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운구차 호위가 상징하는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은 장성택의 실각으로 사실상 모두 퇴장한 모양새다. 일단 드러난 사실만으로 볼 때 김정은은 권력을 물려받은 지 거의 2년 만에 유일영도체계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김정은의 수령 권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성택의 퇴장은 치열한 권력투쟁의 결과일 수 있으며 권력투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장성택 역시 2012년 7월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리영호 숙청사건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신군부의 상징인 리영호의 비리를 내사해 숙청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번 장성택의 실각 배경에는 최룡해와의 권력 투쟁설도 거론되고 있다. 장성택과 최룡해는 김정일 사후부터 알력이 심했으며 군부가 장성택을 제거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 내에서 권력투쟁을 더욱 격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 북한 전문가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장성택 제거에 최룡해가 앞장섰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김정은이 장성택까지 제거한 것을 보고 커다란 심리적 불안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14년은 최룡해의 군부 향배에 따라 숙청과 권력 투쟁의 회오리 바람이 거세게 불리라는 것이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제거하면서 장성택의 정치 기반이던 노동당 행정부가 해체 위기를 맞고 있고 이 과정에서 북한에 거대한 혼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어 장성택의 기반을 허무는 과정에서 보안부와 당 조직지도부 등 노동당 세력이 김정은을 반대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하지만 정성장 세종연구소 위원은 장성택의 지지세력이 군부에 기반이 없어 물리적 동원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반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아직은 시간을 두고 북한 권력의 향배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의 실각이 2014년 김정은 정권은 물론이고 한반도 안보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국제부 팀장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36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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