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프리메이슨, 그 오해와 진실

등록날짜 [ 2014-01-21 09:18:21 ]

#1. 항간에 ‘프리메이슨’이니 ‘일루미나티’라고 해서 말들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겠거니 했지만 어느새 인터넷으로 급속히 퍼져 이제는 생각보다는 많은 이가 사실관계도 모른 채 헛소문을 마구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았다. ‘프리메이슨’이니 ‘일루미나티’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들 난리일까.

한국 가요(K팝)가 갑자기 세계 음악 시장에 부각되자 터무니없는 말이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유력한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이 프리메이슨에 가입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하고, 뮤직비디오에 피라미드, 삼각자, 별, 체크무늬만 등장해도 그것이 마치 프리메이슨 혹은 일루미나티 회원임을 드러내는 표시라고 한다. 또 한국 가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데는 모종의 막강한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제 그 소문이 교회 청소년 사이에도 퍼졌다. 마치 연예인들이 영혼을 악마에게 바쳐 인기를 얻은 것으로 억측이 난무하다. 삼각형, 눈, 숫자 6과 비슷한 모양만 나와도 무슨 비밀스러운 상징인 듯 떠든다. 도대체 이런 소문은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2. 프리메이슨은 중세시대 영국 석공(石工) 집단으로 건축업에 종사한 조직이다. 이들은 자유로운 이동과 생각을 중시했다. 창조적인 업무상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18세기에 이르러 유럽 전체에 계몽주의가 유행하자 유명 사상가들이 합류했다. 이들이 새로운 사상을 자유롭게 받아들이자 가톨릭이 정부와 합세하여 탄압했다. 결국 이들은 신대륙인 미국으로 피신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가톨릭의 일방적인 교리 전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리를 받아들이고, 폭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지식을 탐구하기 바랐다. 이는 미국 독립정신에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프리메이슨이 미국 독립에 깊게 관여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을 확대하여 해석한 경우다.

1820년대 즈음, 프리메이슨은 영향력이 있는 단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정치에도 손을 뻗쳤고 자연스럽게 비밀도 많아졌다. 그러다 1826년 뉴욕에서 윌리엄 모건이란 회원이 프리메이슨 서약을 깨고 조직의 일을 낱낱이 파헤치는 책을 발간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침내 프리메이슨은 그를 납치하려 네 명을 은밀히 보냈는데,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각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문제는 수사와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막강한 세력을 뒷받침하듯 납치를 하려 했던 네 명에게 가벼운 형량이 내리자 민심이 들끓었다. 그때부터 프리메이슨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하로 숨게 되었다.

이후로 프리메이슨에 관한 이야기는 진실과 오해가 뒤섞여 갖은 억측을 생산해냈다. 말 짓기를 좋아하는 소설가에게 프리메이슨은 엄청난 소재거리가 됐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이와 관련한 소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부 사실관계를 뒤섞어놓은 소설일 뿐이다.

#3. 현대 소설가들은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이 조직은 18세기에 없어진 단체다)를 연관 지었다. 아직도 이들이 전 세계 굵직한 사건들을 일으킨 장본인들이라고 써댔다. 영화도 일조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이 기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한술 더 떠 베리칩이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베리칩이 요한계시록에 말한 짐승의 표 666이라고 굳건히 믿기에 이르렀다. 이것을 자칭 깨어 있다고 믿는 그리스도인이 마치 큰 영적 비밀이라도 안 것처럼 인터넷에 퍼트려 급속도로 퍼졌다.

어떤 이는, 베리칩을 짐승의 표라고 믿다가 만약 아니어도 큰 문제는 없지 않겠느냐고 한다. 하지만 이는 구원과 관계된 큰 문제다. 베리칩이 666이라면 마지막 때는 구원의 조건이 두 가지가 되는 셈이다. 예수 그리스도도 믿어야 하고, 베리칩도 받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세라고 해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외에 또 다른 구원의 조건이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렇다고 믿는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를 부정하는 셈이다. 그것이 곧 우상숭배가 아니고 무엇인가.

모든 정보는 그 근거가 분명해야 비로소 가치가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가 흘러넘치다 보니 사실관계를 파헤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단력이 떨어지면 분별력도 떨어진다. 마지막 때는 분별하지 못해 수많은 이가 미혹에 빠진다고 성경은 이미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재형  편집장
신문발행국

위 글은 교회신문 <3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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