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한국사 교과서에서 기독교만 외면받아

등록날짜 [ 2015-09-22 17:12:39 ]

불교, 유교, 천주교, 심지어 무속신앙도 언급하면서

현대사에 지대한 영향 끼친 기독교는 다루지 않아

 

 

#1. ‘한국교회 역사교과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들을 분석한 결과 기독교 관련 서술이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5일 공대위가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교 한국사 교과서 중 점유율 31%를 차지하는 미래엔(구 대한교과서) 교과서는 삼국·통일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 부분에서 불교 유입과 대중화 과정을 6쪽(49~51쪽, 93~95쪽)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조선 시대 부분에서는 2쪽(160~161쪽)을 할애해 <정감록>과 천주교, 동학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그 반면 기독교는 근대국가 부분에서 단 3줄(232쪽)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타 교과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금성, 지학사, 비상교육, 두산동아, 리베르, 교학사에도 기독교 관련 언급은 총 2~8줄이 전부이나 불교 5~8쪽, 천주교·동학·<정감록>은 2~3쪽에 달했다.

 

공대위는 “현행 교과서에서 종교 편향이 명백히 나타나는데 시정은커녕 2015년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에도 기독교 관련 서술이 부실하게 담겼다”고 지적했다.

 

 

#2. 한국기독교역사교과서공동대책위원회,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등은 9월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역사교과서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개항 이후 근대사회에서 종교 역할 △기독교 수용과 발전 △기독교가 서구 문물의 도입과 근대사회의 형성에 끼친 역할을 분명하게 언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는 불교와 유교에 대해 매우 자세히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천주교와 천도교, 심지어 <정감록>에 대해서도 항목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주요 종교 가운데 하나인 기독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로운 집필 기준에는 2011년 집필기준에 포함된 내용, 즉 ‘개항 이후 개신교의 수용과 각 종교의 활동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서술하도록 유의한다’가 삭제되었다. 기독교에 관한 공정한 서술이 이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겨우 집필기준에 포함된 한 줄마저 삭제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3. 개정안은 9월 말에 확정·고시될 예정이다.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장하는 것은 단지 다른 종교와 비슷한 분량으로 서술해 달라는 것뿐이다. 편향 없는 공정한 역사 서술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불교, 유교, 천주교, 심지어 무속 신앙까지도 교과서에 기록돼 있고, 그것의 의미와 뜻을 분명하게 서술했지만 기독교는 단 몇 줄, 그나마 아예 언급이 없는 교과서도 수두룩하다.

 

공동대책위원회 전 국회의원 김영진 장로는 “기독교가 해방 이후 가난, 무지, 질병 속에 있던 나라의 발전과 삶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한 바가 크기 때문에, 시정을 요청해서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토론하여 집필기준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집필기준마저 삭제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김 장로는 “한국 기독교는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에 나타난 종교 편향을 바로잡고, 기독교에 대해 공정하게 서술하도록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순교도 마다치 않을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현재 각 교과서에 출판사의 이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기독교와 관련해서도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내용만 다루면 된다. 현대사에서 기독교의 지대한 영향력은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엄청나다. 그것을 꺼리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 자체가 기독교 탄압이 아니고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 참된 교육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재형 편집장
 

위 글은 교회신문 <4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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