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중국 선교를 가로막는 현지 상황

등록날짜 [ 2016-05-04 11:14:24 ]

#1. 최근 중국에서는 교회당 터를 탐낸 당국이 불도저를 보내 교회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목사 부부가 저항하던 중에 사모가 흙 속에 생매장된 뒤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에 소재한 중국 인권문제 연구기관인 차이나에이드(대표 밥후)에 따르면, 지난 414일 허난 성() 중부 주마디안 소재 베이투 교회(리 지안공 목사)의 건물을 강제 철거하라는 당국의 명령을 받고 온 한 회사의 불도저 앞을 막으려다가 리 목사의 아내인 딩쿠이메이 사모가 불도저에 밀려 흙에 묻힌 채 빠져나오지 못해 질식사했고, 리 목사 자신도 거의 죽을 뻔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목사 아내의 질식사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차이나에이드는 철거 현장에서 내가 책임질 테니 그들을 생매장해 버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중국 경찰은 417일 차이나에이드와 한 인터뷰에서 철거에 개입된 두 사람을 가뒀다고 밝혔으나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포기하지 않는 중국은 종교를 공산 철학에 대한 하나의 지대한 위험으로 본다. 특히 기독교 신자가 공산당원 수를 능가하는 데 따른 위협감을 느끼고 국제 압력에도 아랑곳없이 적극적으로 박해해 왔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교회당과 십자가를 철거해 왔고 허난의 동부 저장 성()에서만도 무려 1700여 개 교회당 또는 십자가를 철거하고 수많은 교회와 인권 지도자를 체포해 가두는 등 기독교 말살을 시도해 왔다.

 

 

#2.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24일 중국 관영 매체들을 통해 공산당원들은 절대로 종교 안에서 자신의 가치나 신념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422~2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종교공작회의에서 공산당원은 확고한 마르크스주의 무신론자로서 당헌 규정을 엄수하고 당의 목적을 확실히 따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종교를 이용한 외부(세력)의 침투와 종교적 극단주의 사상에 의한 침해를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인터넷에서 당의 종교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과 함께 종교 신자 수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는 지난해 일부 당원이 당의 변증법적 유물론 원칙을 버리고 종교로 돌아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의 발언이 나온 이번 회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열렸고, 장더장(張德江류윈산(劉云山왕치산(王岐山) 상무위원이 참석하고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이 강연하는 등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을 제외한 중국 최고지도부 전원이 등장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참석하는 전국종교공작회의가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중국 내에서 종교 단속이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 미국 고든콘웰신학대 국제신앙연구소가 2013년 조사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 기독교 성장률은 10.83%로 네팔 10.93%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 때문인지 지난 3년 사이 저장 성() 등 일부 지역 당국에서 대대적으로 교회의 십자가를 강제 철거하는 등 기독교 확산을 막으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근래 중국에서 추방되는 한인 선교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공산국가는 필연적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이미 목숨을 내놓은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직 중국 인구 15억 중 기독교인은 여전히 적다. 하루에도 수백만, 수천만 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른 채 죽어 가고 있다.

 

일단 국가주석까지 나서 기독교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피력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 한인 선교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상위 10개 나라 중 중국이 포함될 정도로 한인 선교사가 많이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선교계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선교사역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기독교는 그래도 복음 안에서 현재 건재하다. 시 주석 발언은 공무원에 대한 기강 바로 세우기 목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복음이 많이 전해지지 않은 중국 서쪽에 관심을 둬야 하며, 당분간 중국 국가시책에 반대되는 일을 지양하는 가운데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형 편집장

위 글은 교회신문 <4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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