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절정에 달하는 김정은 우상화

등록날짜 [ 2016-05-09 22:50:22 ]

북한이 636년만에 노동당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월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수소탄 실험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국제적 고립, 최근 3차례에 걸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공중폭발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상황을 승리로 규정한 북한은 지난해 1030일 예고한 대로 7차 당 대회를 강행했다.

 

인민 모두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도록 하라는 김일성의 유훈도 이뤄지지 못했고 어려운 경제상황과 불리한 대내외 안보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지만 김일성·김정일도 못 한 7차 당 대회를 김정은이 강행한 것이다.

 

김정은은 7차 당 대회를 통해 핵 보유를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며 자신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우상화가 필수적이다. 김정은은 장성택과 추종세력 처형 이후 자신을 '최고 존엄'으로 부각시키며 우상화를 본격화했다. 개성공단 폐쇄와 휴전선 지뢰도발 등 각종 대남 도발의 명분으로 최고 존엄훼손을 내세웠다. 그러더니 올해부터는 한술 더 떠 김정은은 태양으로 등장했다.

 

지난 211일 방영된 조선기록영화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에 김정은 태양상이 처음 등장했고 노동신문은 지난 4일 김정은을 “21세기 위대한 태양으로 지칭했다. 북한은 또 지난 1월 김정은 혁명사적 교양실을 열었다. 김일성 김정일을 위한 혁명사적 교양실은 전국에 있지만 김정은만을 위한 혁명사적 교양실은 처음이다.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확립은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에 이어 수령으로 확고히 등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에서 수령은 국가주석이나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과 같은 직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절대권자를 의미한다. 김정일은 80년대에 혁명적 수령관에 대해 수령이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심이라는 확고한 관점과 립장을 가지고 수령을 위하여 자기 모든 것을 바치며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수령을 높이 우러러 모시고 받들어 나간다는 것으로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제일 생명으로 간직하도록 지시했다.

 

육체적 생명은 부모로부터 받지만 수령은 사회정치적 생명을 부여하며 사회정치적 생명이 죽으면 육체적으로 살아 있어도 죽은 목숨이다. 수령은 무오류이며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쳐야할 대상이다. 다시 말해 수령은 신적 존재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선대에 이어 신적 존재가 되려 하고 있다.

 

김정은의 우상화와 함께 관심은 생모 고용희의 우상화다. 김일성은 생모 강반석을 혁명의 어머니, 김정일은 생모 김정숙을 혁명의 위대한 어머니로 우상화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고용희의 우상화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용희는 60년대 초 북송선을 타고 입북해 만수대 무용수로 활동하다 70년대 중반 김정일과 동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결혼을 하지 않고 김정철과 김정은, 김여정을 낳았다. 이는 고용희를 혁명 영웅으로 소개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다.

 

더구나 고용희의 언니 고용숙은 탈북해 미국에 살고 있고 외삼촌인 고동훈도 탈북해 유럽에 살고 있어 섣부른 우상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김정은 역시 북한에서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나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동생 김여정과 함께 스위스에서 호화롭게 유학하고 있었다. 북한 주민들에게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우상화에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김정은의 우상화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로 점점 한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 국경, 또는 탈북자 등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 세계 정보와 한류 열풍, 장마당을 중심으로 퍼져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돈이 최고인 물질주의 확산 등은 우상화와 충돌한다. 3대 세습 독재 유지를 위해서는 그럴수록 우상화를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핵무력 증강은 물론이고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도발 같은 대남 군사도발, 혹은 통 큰 대화 제의 등 강온양면책을 번갈아 가며 우상화용 치적 쌓기에 더욱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외교안보전문기자

교회신문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479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