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음란은 땅을 더럽히는 죄

등록날짜 [ 2016-07-04 23:36:23 ]

최근 성폭력 범죄 발생 빈도 늘고 죄질도 점점 나빠져

성 문제에 대해 엄격한 가치관과 불관용 원칙 필요해

 

 

2013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28786건이다. 이 통계를 따르면 30분마다 성폭력 범죄 1건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오지 섬에 부임한 미혼 여교사를 학부모 포함 동네 주민 3명이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의 공분을 샀고, 학교 담당 경찰관이 상담하며 관리하던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성폭력이나 성범죄 관련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고,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성범죄 중 죄질이 나쁜 것은 자기 보호 능력이 없고 성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아동을 유린하는 범죄인데, 우리나라는 하루 2건 이상 수사기관에 집계된다고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성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정말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성적 타락이 극심한가 싶은 자조감이 든다. 또 전에는 성범죄를 소수의 은밀한 문제처럼 간주했지만 오늘날은 공적 장소는 물론 가정까지 퍼져 거의 모든 곳에서 성범죄가 불거지고 성 범죄 당사자도 평범한 사람이 많다. 한 사회의 건전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바로 성에 관한 가치관이나 성범죄를 단죄하는 사회적 불관용이다.

 

오늘날 인류의 성적 타락은 소돔과 고모라 시대를 능가할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심각하다. 법이나 치안이 잘 확립된 나라에도 성범죄가 없을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그것이 너무 일상화돼 오히려 성 문제에 둔감해지고 있다.

 

최근 동성애 비판과 저지에 한국 교계가 힘을 모으면서 성 윤리가 사회의 건강함과 하나님의 심판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공감대를 많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 이외에도 아동 성범죄, 몰래카메라, 성추행이나 강간, 음란물, 매매춘과 향락산업 등 성 윤리와 성 문제가 개입되는 영역이 많은데 이런 것에는 교회도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대학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성 관련 문제에 대해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세우고 있고, 구성원들이 부지중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교육과 상담을 제도화하고 있다. 대학교수나 직원도 예전에는 형식적 교육으로 시늉만 하다가 최근에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성범죄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성교육은 그 형태가 어떠하든 참여자들이 잠재적 가해자처럼 느낄 수도 있어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런 형태의 각성과 교육은 꼭 필요하다. 성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성 문제나 성적 타락에 대해 좀 더 제도적인 방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성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성적 방종을 낳는 문화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성을 상품화하면서 즐기거나 성적 일탈이나 방종을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하는 상대주의 가치관을 비판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음주와 성적 향락을 자연스러운 접대의 한 양태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성 문제가 불거지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쉬쉬하고 일단 덮으려고 한다. 그러나 성범죄는 이런 관용의 토양에서 싹이 튼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정이나 욕망을 긍정하면서 성적 향락을 불가피하게 인정하는 세상 윤리와 달리 하나님의 절대 의를 강조하는 기독교적 사고관은 모든 형태의 성적 타락에 대해 비판적이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 곧 음란을 버리고”(4:3).

 

성적 음란이나 행음은 하나님의 영이 깃든 사람 자체를 성적 도구로 변질시키면서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영혼은 물론 그들이 사는 땅까지 더럽히는 심각한 범죄다. 성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 전체가 고민하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48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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