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한국 정부, 북핵 위기에 대처할 능력 있는가

등록날짜 [ 2017-04-13 15:34:52 ]

북미사일 발사 독자적 파악능력 부족해
굳건한 한미동맹 통해 신뢰와 협력 필요


2006년 7월 북한은 최전방인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6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몰랐다. 미군이 탐지해 알려 줘서 알았다. 우리 군은 뭐 하고 있느냐며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 보유를 공개하며 여론 무마를 시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22일 원산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솟아오르지 못하고 수 초 만에 폭발했다. 우리 해군 이지스함과 육상의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어이없게도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우리 군 레이더는 북한의 미사일을 낮은 고도에서는 탐지할 수 없다. 지구가 둥글어서 일정 고도 이상 떠올라야 그때부터 탐지할 수 있다. 우리 군 자체 능력으로는 지상에서 움직이는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차량을 전혀 탐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북한 지역을 공간적 제약 없이 감시하려면 정찰 위성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찰위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2021년 도입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미국과 일본의 정찰위성에 의존하지 않고는 북한의 미사일 움직임을 탐지할 수 없다.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들여오려 했지만 운용비용 등 우여곡절 끝에 도입이 좌절됐다. 우리 군은 미군이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 거의 까막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본과 군사정보 보호협정을 맺었지만 현실을 외면한 반대여론은 지금도 강하다. 정찰위성 5기를 보유한 일본은 북한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우리보다 정보수집 능력이 뛰어나다.

미국 NBC 방송은 지난 3일 메인뉴스를 한국에서 진행했다. NBC 방송 ‘나이틀리 뉴스’는 생방송으로 주한미군이 7일 24시간 비상대기에 들어갔으며 한반도가 역대 최대 위기라고 전했다. 미군은 1급 비밀인 한반도의 항공기 이착륙 현황을 실시간 감시하는 화면을 공개했다. 그만큼 현재 북한의 위협이 급박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파격적 조치였다. 오산 공군기지에는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산하 미 7공군 사령부와 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 등 미 공군의 핵심 전력이 있다. 이곳에서는 고고도 정찰기인 U-2기가 북한 지역 동향을 감시하며 대북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발표는 미군의 감시정찰자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습발사에 대비한 미사일 추적 훈련을 벌였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 조기경보위성이 미사일 엔진의 열을 감지하고, 15cm 크기의 지상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한 미 첩보위성이 미사일을 추적하는 훈련이다. 훈련에 참가한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는 고도 500km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미사일이 탑재돼 있지만 우리 이지스함에는 없다. 북한 미사일 탐지는 물론이고 고고도 요격능력도 없는 것이 우리 군의 현실이다. 레이더와 감청 등으로 북한 지역을 감시하고 있지만 얻는 정보가 불완전하다. 미국과 일본도 북한지역을 감청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세계 10대 교역국의 반열에 올랐고 군사력도 10위권 내로 강력해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현실은 암울하다. 우리 군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북한 미사일을 사전에 탐지해 파괴하는 킬 체인(Kill Chain)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KAMD)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의 기술지원이 절실하다. 미국의 첨단 군사기술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한국과 협력하길 꺼리고 핵심기술을 주지 않으려 한다. 한국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부의 반미 감정과 대중국 저자세 외교 등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거기에다 이번 작계 5027과 5015 유출 의혹 사건은 미국과의 협력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누가 한반도 유사시 작전계획을 빼내 갔을까?

3대 세습독재체제 유지에 모든 것을 걸고 핵미사일을 손에 쥐려는 김정은은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모두 미국과 한국 탓으로 돌리며 위기를 고조하고 있고 중국은 이런 김정은을 묵인 혹은 방조하거나 혹은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대북제재를 하고 있다고 외치지만 김정은은 전례 없는 초강력 제재 속에서도 핵미사일 기술을 나날이 개량 발전시키고 있다.

지금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미·중 정상이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최우선 의제로 논의한다고 한다.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52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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