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신앙생활 프로는 디테일에 강하다

등록날짜 [ 2018-01-08 15:01:23 ]

예술 작품 완성도가 디테일에 달린 것처럼
새해 무리한 목표 세워 작심삼일 하기보다
작은 습관, 태도 고치며 꾸준함 유지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자세

교회에서도 성도 간 무관심한 태도 버리고 세심하게 서로 섬기고 사랑할 때
2018년 새해에도 주님이 사용하셔서 수많은 영혼 구원 이룰 수 있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협상 등을 할 때 큰 것에는 합의가 다 이루어졌으나 작은 것 때문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때 하는 말이다. 원래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독일의 유명한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1886~1969)가 건축가로 성공한 비결에 관해 질문받을 때마다 이 답변을 했다고 한다. 설계, 건축방법, 재료도 중요하지만 아주 작은 것에 섬세해야 전체 건축물의 완성도와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예술 작품에서는 아주 작은 부분 때문에 전체가 살거나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디테일은 삶의 태도에서도 중요하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새로운 결심을 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믿는 사람들도 새해엔 지난날의 잘못을 회개하면서 새롭게 신앙 결의를 다진다. 특히 신년성회나 말씀에 감동을 받으면 눈물을 흘리면서 이전과 달리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크게 바꾸고, 완전히 새로워지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작은 습관이나 태도를 고치고 꾸준히 바꾸면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지혜로운 자세다. 말씀을 듣거나 특별 기도를 하면서 크게 회개하고 큰 은혜를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작은 것 때문에 망가지거나 어렵게 받은 은혜를 쏟아버리는 모습을 종종 보기 때문이다.

남다른 신앙체험을 했어도 좋지 않은 습관이나 태도를 고치지 못하면 본인이 시험에 들거나 주변을 시험에 들게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라. 삶에서 아주 작은 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반대로 작은 것 때문에 좋아지는 경우가 참 많다.

필자가 신년에 결심한 것 중 하나는, 일을 시작할 때 뜸을 많이 들이느라 시작을 미루는 태도를 고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글을 쓸 때 영감을 얻는다고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잡생각 하다 엉뚱하게 시간을 낭비한 경우가 자주 있었다. 올해부터는 할 일이 생기면 일단 시작하고 끝마칠 때까지 그것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1월 1일부터 실천하고 있다. 작업하다가 휴대전화에 한눈을 팔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기도도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날마다 거르지 않는 습관을 우선 들이려고 한다. 이런 작은 노력이 쌓이면 그것이 다음의 또 다른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개인뿐 아니라 조직도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면 조직이나 집단에서도 사소하지만 고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영혼 구원의 전진기지인 교회에서 좋지 않은 분위기나 태도는 사람을 실족시키거나 불화를 조성하며 조직의 힘을 떨어뜨릴 수 있다. 언젠가 이 코너에서 말한 것이 생각난다.

연세중앙교회처럼 큰 교회에서는 도시처럼 익명성이 강하고 성도 간에 서로 무관심하거나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같은 교인이라고 따뜻하게 대하지 못하고 결례하거나 냉담하게 대해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자리 때문에 다툼이 생길 때 인상을 쓰거나 안 좋은 말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같은 기관 회원이나 지역원은 서로 챙기지만 소속이 바뀌면 무관심해져서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이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는 틈새며, 마귀는 거기에 자리를 잡는다.

2018년 교회 표어와 믿음의 스케줄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작은 일에 충실하고, 작은 습관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성경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눅16:10)라고 했다. 바로 디테일에 신경을 쓰라는 가르침이다.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559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