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혀의 권세

등록날짜 [ 2018-01-23 11:14:28 ]

말(言)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도구
거칠거나 부정적인 말은 감정 주관하는 뇌 변연계 활성화해
상대방뿐 아니라 당사자에게도 악영향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품격 드러내는 언어 구사하도록 하나님께 구해야


단언컨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도구는 사람이 내뱉는 말(言)이다. 말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심지어는 죽이고 살린다. 성경에서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잠18:21)라고 말하듯, 말의 힘은 강력하면서 양면성이 있다.

인간은 이런 말을 하면서 매일 삶을 영위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날마다 일만 단어 이상 사용한다. 책 한 권에는 평균 이만 단어가 수록된다. 한 사람이 이틀간 내뱉는 말을 모두 합치면 최소한 책 한 권을 엮을 수 있다. 일평생 한 말을 모두 모으면 도서관 서고를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천언만어(千言萬語)를 하는 만큼, 여기에는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부정적 내용은 물론 교만하거나 남을 헐뜯는 얘기도 들어 있다. 하나님이 ‘혀의 권세’를 주셨는데도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지 못해서다. 서로 잘 지내다가도 말 한마디를 잘 못 하면 섭섭해지고, 심하면 관계가 틀어진다. 내가 누군가에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향기가 될 수도 있고, 비수(匕首)가 될 수도 있다. 인간관계를 끈끈히 유지하는 것은 물론, 소원(疏遠)하게 해서 파국으로 치닫는 것도 입에서 나온 언사(言辭)로 인한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에 더 민감하다. 특히 거칠거나 부정적인 말은 감정을 주관하는 뇌 변연계(邊緣系)를 활성화한다. 그래서 칭찬하는 데는 인색하지만 부정적인 말과 험담은 자꾸 퍼뜨리는 경향이 있다. 타인에게 항상 부정적이거나 불평하는 말을 하는 사람 곁에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돌 하나가 연못에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듯 입에서 내뱉은 말은 사람 관계 속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직장에서 누가 문제라도 일으키면 전염병처럼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 재미난 대화 소재인 양 이 사람 저 사람이 마구 옮긴다. 소문은 여러 사람을 통해 전파될 때 눈덩이처럼 확대 재생산된다. 이를 실험한 예가 있다. 사람 열 명을 한 줄로 앉힌 후 바로 뒤에 있는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게 개인 신상정보를 순서대로 전달하게 했더니, 마지막 사람이 인지한 내용은 사실에서 상당히 왜곡되고 와전(訛傳)된 결과를 보였다. 이런 속성 탓에 소문의 당사자는 억울함과 모욕감에 심리적 충격을 입고, 심하면 치명상에 이른다.

그런데 험담은 상대방에게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다. 반복해서 하는 부정적 말이나 헐뜯는 말에는 독소(毒素)가 숨어 있어 그 말을 한 사람에게도 해롭다. 험담을 하면 일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부정적인 말에는 분노라는 독소가 포함돼 있어서 결국 말한 사람이 불쾌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정적인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수 믿는 사람끼리는 막말, 험담, 나쁜 소문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입은 사례는 별로 없을 거라 여긴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도 함부로 던진 부정적 언사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격언의 의미를 되새겨봄직하다. 말로 천 냥 빚은 못 갚을지언정,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사는 삼가야 한다. 형제를 주님처럼 섬기겠다고 하면서 부정적인 말과 경솔한 처신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섬김의 정신은 지혜로운 말의 힘에서 나온다. 늘 겸손의 자세를 견지하고, 하고 싶은 말을 곰삭히는 절제의 미덕을 갖춰야 한다. 올 한해는 내가 내뱉은 말이 남에게 상처가 되어 그리스도의 덕을 훼손하지 않도록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하길 소망한다. 이를 위해 다같이 다음 말씀을 묵상하며 생명력 있는 지혜의 언변을 구하자.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良藥) 같으니라”(잠12:18).


/문심명 집사
국회 상임위원회 근무
2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5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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