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바람 앞의 등불, 대한민국

등록날짜 [ 2019-06-10 11:32:27 ]

미사일 도발 이후 두문불출하던 김정은이 23일 만에 나타났다. 자강도에 있는 미사일 탄두 공장이다. 북한은 유사시 미군의 폭격이 어렵도록 중국과 국경을 접한 자강도에 군수 공장들을 밀집시켜 놓았다. 미국을 겨냥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기지도 이곳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김정은은 2017년 7월 자강도 무평리에서 ICBM급인 화성-14형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20일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건강이상설, 유고설까지 떠돌던 김정은이 갑자기 미사일 공장을 시찰한 것은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풀지 않으면 ICBM이라도 쏠 수 있다는 묵시적 경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거의 전면전 수준의 병력과 장비, 전쟁물자를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총집결시키고 있다. 국방전문가 신인균 박사는 일본 열도에 유례없이 30대 가까운 공중급유기가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하늘의 주유소라는 공중급유기는 유사시 B-52 등 폭격기와 F-35, F-22 등 첨단 전투기들이 완전 무장한 상태에서 이착륙 없이 장시간 공중 작전을 가능케 한다. 또 개전 초기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전자전기(電子戰機)도 5대가 추가 배치됐다고 한다. 이뿐 아니다. 부산과 광양, 포항, 진해 등에는 전쟁물자를 실은 미군의 사전 배치선들이 정박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오키나와와 요코스카에 배치된 병력 수송선들까지 합하면 모두 13척에 달하는 전쟁 물자 수송선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집결해 있다고 한다. 신인균 박사는 이 정도 규모면 3개 해병 기갑사단과 1개 육군 기갑여단, 1개 기갑사단을 무장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외교적 수단이 실패하면 군사적 해결책밖에 없다는 의미다.


  미국과 일본은 동맹을 강화하며 대북 압박에 물샐틈없이 공조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가장 당사국이면서도 여기서 빠져 있다. 아니 빠진 정도가 아니라 현 정부는 평화라는 미명 아래 북한군에 남침로를 거의 다 열어 주다시피 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최정예 전방사단인 육군 제2보병사단, 노도부대의 해체를 추진하고 있고, 양평의 기갑사단은 이미 해체 중이다. 이 두 사단이 방어하는 지역이 뚫리면 북한군의 서울 점령은 시간문제다. 또 전방지역에서 북한군 탱크를 저지하는 이른바 ‘탱크 월’도 대부분 파괴했고 휴전선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아군 정찰기나 전투기가 날지 못하도록 스스로 손발을 묶어놓았다. 또 북한군의 침투를 막기 위해 40년 넘게 꺼 놓았던 백령도와 연평도의 등대를 섬 주민들과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도 현 정부는 기어이 켜고 말았다. 서해상에서 북한군 특수부대에 야간 침투로를 열어 준 셈이다. 북한은 약속을 깨고 다시 미사일을 쏴 대는데도 정부의 안보 무력화 조치로 서울과 수도권은 이렇게 무방비다. 그나마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고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현 정부는 대북 제재 허물기와 대북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 순방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대북 제재 해제를 호소했다. 9일부터 또 북유럽 순방에 나선다. 그동안 한국 배들은 동중국해에서 몰래 북한 화물선에 기름을 실어 주다가 적발됐고 이 와중에 통일부는 800만 달러 대북 지원을 발표했다.


 경제는 더 심각하다. 이미 지난 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꺾이면서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적자가 6억 6천만 달러에 달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정부 때 개선되던 국제수지가 급격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또 코스피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무려 108조 원이 빠져나갔다.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38억 달러 이상 크게 늘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 기업들에 대한 압박으로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거의 모두 한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위기 상황이지만 정부는 미국,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도 복원할 계획조차 없는 듯하다. 곧 무디스의 신용등급 판정이 나온다.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국자본의 이탈 가속화 등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밖에도 지면에 언급하지 못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국가가 총체적 위기 상황이지만 KBS, MBC, SBS 등 공중파와 대부분 종편, 그리고 신문들은 이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국민에게 거의 알려 주지 않고 있다. 정부에 불리한 기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빼고 사실을 왜곡·축소 보도하거나 다른 사건들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에 급급하다. 현재 국민은 이런 사실들을 유튜브를 통해 알아가고 있지만 정부와 언론들은 가짜 뉴스 진원지라며 적반하장으로 유튜브를 탄압하고 있다. 국민의 눈과 귀가 가려진 채 대한민국의 운명은 다시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28호> 기사입니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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