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부활의 은폐

등록날짜 [ 2022-11-03 16:47:02 ]

세상 임금이 ‘예수 부활’ 덮으려 하나

성도는 부활의 복음 전하려고 애써야


‘2022 서울국제음악제’가 지난 10월 22일(토) 개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개된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최근 한국의 음악가들이 우승을 휩쓸고 있다. 이에 더욱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국내 정상급 연주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가도 대거 내한했다. 예를 들어 개막 협연자로 나와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4번(K.495)을 협연한 ‘라덱 바보락(Radek Baborák)’은 2011년 베를린필하모닉 호른 수석을 사임한 후 프리랜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를린 필에서는 수석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라덱을 기다린다고 할 정도이다. 외국에서도 많은 관객이 입국했고 개막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3층까지도 객석이 거의 들어찼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전쟁 소식과 여전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쳐 있을 전 세계인을 위해 올해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는 ‘Pray for us(우리를 위한 기도)’였고, 개막 첫날 메인 공연은 주제에 맞게 모차르트의 미사(예배)곡 18번(K,427)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곡은 필자에게 은혜 충만한 예배, 그 자체였다. 최정상 성악가들이 라틴어 원어를 정확한 ‘발음(diction)’으로 불렀고, 가사 내용은 복음 그대로였다. 미사곡은 형식이 엄격해서 처음 성전에 들어가는 곡인 키리에(Kyrie), 곧 상한 심령을 가지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Miserere)”부터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서 그리스도를 높이고,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없이하시고, 그의 죽음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으며,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그 이름을 찬양하라”까지 미사곡의 형식과 문법을 따랐다. 동시에 공연장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는 라틴어, 영어, 한글로 가사를 정확하게 띄워 주었다. 필자는 기도했다. 이 아름다운 객석에서 예수 믿지 않는 분들에게 복음의 씨앗이 심기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또 저렇게 복음이 담긴 가사를 띄워 주는 주최 측을 축복했다.


또다시 명확해진 것은, 저토록 분명한 복음의 코드를 가지고도 과거 중세시대에 복음을 탄압하고, 교회가 면죄부까지 팔 만큼 타락하게 된 원인들이다. 세상 임금은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복음이 담긴 미사곡의 가사도, 그리고 설교 말씀도 라틴어로만 전하게 만들며 은폐시켰다. 또 미사곡에는 가장 중요한 그리스도의 ‘부활’ 내용은 사실상 없다. 예수의 제자들이 부활을 전하는 자였고, 그 때문에 맛디아가 추가로 뽑혔는데도 말이다.


이것이 세상 임금과 교회 사이에 지금까지 내려오는 가장 치열한 문법적 코드의 영적 전쟁이다. 루터가 신앙 개혁에서 돌파구로 찾았던 것도 독일어 활자 성경이었다. 오늘날도 다양한 세대, 더 많은 이가 성경을 읽게 하려는 노력과 이를 혼미케 하려는 영적 전쟁이 치열하다. 과거 개역한글 성경만이 지고지존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번역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도 있다고 주장했다가 이단으로 제명된 역사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을 신학의 꽃으로 삼는 한국 신학계지만, 사실 ‘systematic’은 ‘체계’라고 번역해야 하고, ‘조직’은 ‘organizational’에 해당되는 말이므로 인문, 사회, 경영학계에서 보면 학부생 수준의 실수이니, 주님은 전통적 권위를 기뻐하지 않으심이 분명하다.


어찌하든지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기록된, 성령의 감동으로 된 말씀을 세상 임금의 수법과 자신의 익숙함에 속지 말고 한 세대라도 그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계속 번역해 전해지도록 발버둥 쳐야 한다. 동시에 어찌하든지 은폐하고 되도록 언급을 막으려는 그리스도의 부활, 그래서 미사곡에는 없고, 대부분의 교회 음악 일꾼들도 만들지 않고, 찬송가에도 거의 없는, 부활하시고 사망 권세 이기시고 승리하신 주님. 유튜브를 둘러봐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는 교회는 찾아보기 드물지만 세상 임금과 지금까지 계속 밀린 이 문법의 싸움에서 승리자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772호> 기사입니다.


박성진 집사
연세오케스트라상임단장
㈜한국M&A 대표


이 기자의 다른 뉴스 보기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