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자살은 죄악이다
인간의 생명은 자기 자신에게도 여탈권 없어

등록날짜 [ 2013-03-26 15:55:31 ]

자살이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발전과 세계무역 촉진을 위하여 발족한 국제기구, 경제협력개발기구라고도 함) 국가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하루 평균 43명이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포기한다.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복합적인 측면이 있다. 급격한 사회변화와 치열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스트레스에 억눌린 사회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또 개인적으로는 빈곤, 고용불안, 우울증, 가정불화와 학교폭력 등 그 원인은 한둘이 아니다. 이러한 원인이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중압감으로 작용하면서 자살이 탈출구가 된다.

하지만 자살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자살한 자에게 관대하고 동정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자살한 자에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안타깝다’며 감싸 안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살행위를 비겁과 치욕으로 보는 서구의 관점과 대조적이다. 자살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인할 수 없다. 생명을 스스로 처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사건의 진위(眞僞)를 밝히기 어려운 결과를 낳으며,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안겨 준다.

성경은 분명히 자살을 금기한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님의 뜻과 계획 안에서 태어났으며, 인간이 살아갈 인생의 수(數)는 온전히 하나님의 손안에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또 우리 몸은 하나님의 성전(고전3:16)이므로 함부로 자신을 해할 권리가 없다. 십계명에서 명시한 “살인하지 말찌니라”는 계명은 사람 생명을 해하여 끊지 말라는 뜻으로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마이클 샌델(Sandel) 하버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위대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가 자살에 관해 말한 견해를 담고 있다. 모친이 독실한 신자인 칸트는 성서의 가르침과 그 맥을 같이 해 “타살과 자살은 그 근본이 같다”고 단언한다.

우리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을 지닌 존재다. 타인을 죽이는 일은 상대의 뜻을 거슬러 목숨을 빼앗는 행위로 인간을 수단으로 본다. 칸트는 자살도 똑같은 이치라고 여긴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바로 자신을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자살행위는 인간을 목적으로 존중하지 않고 수단시하기 때문에 타살과 같이 죄악이다. 누구든 자기 생명을 스스로 처분할 권리가 없다.

망국적 폐해(弊害)인 자살을 끊을 방법이 없는가. 우리는 자살 방지와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전국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를 다양한 단계로 나누어 진단하여 효과적인 치료와 문제 해결을 하도록 사회안전망을 개선하고, 전국적으로 자살방지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하지만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자살행위는 무책임한 행동이고 분명한 죄악이라는 인식을 각 개인에게 심어 주는 것이다. 자살이 큰 죄악임을 알게 하고 살려는 생각을 불어넣는 것이 근본적으로 자살을 막는 길이다.


/문심명 집사
제28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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