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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졸업 시즌’ 죄된 모습과도 헤어졌으면…

등록날짜 [ 2018-11-19 14:5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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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1학년 때는 선생님 말씀 법으로 여기지만

6학년이 되면 말 안 듣고 자기 기준으로 판단

신앙생활도 처음엔 새롭고 좋다가 익숙해지면

하나님 말씀보다 내 판단을 우선으로 삼게 돼

현재 초등 6학년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중학교 배정 원서를 제출하는 시즌을 맞이했다. 졸업까지 약 두 달 앞두고 있다 보니 약간은 들뜬 분위기다. 학생들에게서 빨리 중학생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중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청소년이 된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우리 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주제 글쓰기’를 한다. ‘주제 글쓰기’는 여러 주제(상상, 정치·시사, 자아성찰 등)로 자기 생각과 주장을 쓰는 글짓기다. 며칠 전 ‘1년 후의 내게 편지 쓰기’를 주제로 준 적 있다. 학생들은 중 1학년 11월을 맞이한 자기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현재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보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중학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말썽은 안 피우지? 난 네가 잘하고 있을 거라 믿어, 친구들도 잘 사귀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해’라는 식의 내용이 많았다. 졸업하고 나서 미래 모습을 상상할 때, 힘들지만 잘할 것이라는 ‘응원’과 잘해야 한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우리도 처음 신앙생활 했을 때를 떠올려 보자. 초등학교를 처음 입학하는 1학년 아이처럼 교회 가는 것이 설레고, 부 모임이 재밌고, 설교 말씀을 새롭고 의심 없이 스펀지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초등 1학년은 아직 어린 나이라 선생님 말씀을 곧 법으로 여기며 조금만 어겨도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한다. 또 사소한 것이라도 귀찮을 정도로 선생님께 물어보고 움직여야 직성이 풀린다. 그만큼 절대 믿음을 가진 순진무구한 아이들이다.

예를 들어, 미술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색칠 도구로 자유롭게 마음껏 색칠하세요”라고 말해도 앞으로 나와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색연필 돼요?” “사인펜은 안 돼요?” “색연필, 사인펜 중 뭐로 색칠해요?” 이때 “색연필도 되고 사인펜도 돼요.” “너는 뭐로 색칠하고 싶어?” 등 답을 해 줘야 안심하며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도 1학년 아이처럼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 감격과 기쁨으로 살고, 하나님 말씀을 어기면 빨리 회개하려 했으며, 무슨 일이든 하나님께 기도하여 그 응답으로 살려고 어떻게든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초등 1학년 아이가 초등학교 6년 생활을 보내면서 생활이 익숙해지고, 몸과 머리가 커지다 보니 선생님 말씀도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려 한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고, 자기 기준에 아니라고 여겨지면 하지 않는 모습, 또 규칙을 어기고 제멋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경향도 생긴다. 또 절대 믿음으로 순수했던 모습들은 점점 사라지고, 눈치 보면서 선생님 앞에서만 잘하는 척하거나 잔머리를 굴리기도 한다. 더 심해지면 선생님 말씀에 대꾸하거나 오히려 큰소리치며 반항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우리도 신앙생활이 처음에는 모두 새롭고 좋다가도 점점 익숙해지면 묵은 암탉처럼 타성에 젖어 하나님 말씀보다도 내 판단을 우선 삼는다. 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간구하기보다는 내가 필요한 것을 떼쓰면서 구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졸업 시즌,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는 익숙한 졸업 멘트처럼 우리도 한 해 동안 철없고 타성에 젖은 죄된 모습과는 헤어지고,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해 보자.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