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활공을 꿈꾸며
하늘에 있는 것이 더 자유로운 새, 알바트로스

등록날짜 [ 2008-07-15 13:34:35 ]

서해의 어떤 섬으로 가는 배 위에 갑자기 갈매기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서였다. 손에 들고 있기가 무섭게 날아와 먹이를 낚아채간다. 처음에는 그 장면이 신기해보였지만 갈매기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사라졌다. 그런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는 잡지에 소개된 ‘알바트로스(Albatros)’라는 새가 눈에 확 들어왔다. 검은 눈썹, 소프트볼만한 머리, 까만 눈 위로 깊은 줄무늬가 그어져 있는 그윽한 눈매와 부리를 가진 이 새는 첫인상부터 무척 강렬했다.

활공의 명수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Albatros), 신천옹(信天翁)이라고 불리는 이 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새로 날개 길이만 3.5미터가 넘는다. 이 새는 한번 날개를 펴면 그 그림자가 하늘을 덮고, 일단 날기 시작하면 단번에 만리를 간다고 중국인들이 표현하는 새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나는 이 새는 육지를 한 번도 밟지 않고 수천 킬로미터를 난다고 한다.
이 새의 비행비결은 바람에 있다. 고속활공에 적합한 신체구조를 가진 알바트로스는 버튼을 누르면 날이 튀어나오는 칼처럼 양 날개를 곧게 편 채 고정시킬 수 있다. 글라이더처럼 방향만 잡아주면 바람을 타고 높이 상승했다가 중력을 이용해 수면 쪽으로 하강하면서 긴 파동의 형태로 시속 110-130km로 비행한다. 대부분의 새가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지만 알바트로스는 바람과 중력의 두 거대한 힘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면서 여유롭게 하늘을 난다. 그래서 해안을 맴도는 다른 새와 달리 알바트로스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에서 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아침 한 끼를 위해서 대양을 횡단하기도 한다. 땅을 밟는 것은 새끼를 낳고 키울 때 뿐이다. 알바트로스에게 육지란 번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디뎌야 하는 장소일 뿐이다.

성령의 사람의 자유함
나는 이 새를 보면서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성령으로 난 사람’(요 3:8)이 떠올랐다. 알바트로스가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더 편하고 자유로운 것이 자신의 비행기술이 아닌 중력과 바람이었던 것처럼, 성령의 사람도 나를 포기하고 성령께서 가고자 하시는 곳으로 방향을 정할 바로 그때부터 그분이 자유하게 조종하신다. 육지에서의 삶이 불편한 알바트로스처럼 성령의 사람 역시 성령을 거스리는 육신의 소욕 때문에 이 땅에서의 삶이 어색하다. 또한 진정한 먹이를 찾아 부둣가를 얼쩡거리지 않고 한 끼를 위해 먼 거리를 거침없이 횡단하는 알바트로스처럼 이 세상이 전혀 줄 수 없는 말씀을 사모하는 자가 성령의 사람이다. 어떤 분이 “윤석전 목사님을 한마디로 어떻게 소개하실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 순간 “그분은 성령의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상상치도 못하는 깊이와 넓이의 하나님의 세계를 성령의 능력으로 자유롭게 활공하시는 목사님의 삶을 보면서 존경과 부러움, 조금이라도 닮아보길 바라는 사모함 때문이었다. 알바트로스의 비행을 보면서 “이 멋진 피조물이 그들의 고향인 하늘을 마음껏 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라고 감탄했던 것처럼 말이다. 성령의 사람! 이 세상에 이보다 멋진 사람은 없다. 부러운 사람은 없다.

위 글은 교회신문 <1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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