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로드맵]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차이
나만의 기억 전략 <1>

등록날짜 [ 2011-04-29 16:08:50 ]

지난 호에서 좌뇌형, 우뇌형 구분 없이 아무에게나 똑같이 적용할 가장 기본적인 노트 필기법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노트 필기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트 필기하는 과정에 순간적인 집중력을 기르고, 핵심단어를 파악하는 능력도 기르며,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힘도 향상하는 효과를 얻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트 필기로 정리를 잘해둔다고 하더라도 그 노트를 늘 들고 다닐 수 없는 한, 완벽히 자기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즉, 갖가지 음식 재료를 씻고 다듬어 먹음직한 요리를 해놓아도 먹지 않고 보기만 해서는 그 음식에 담긴 영양분이 몸에 오롯이 흡수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꼭꼭 씹어서 삼켜야만 몸에 흡수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이 열심히 노트에 정리만 해놓고, 그 내용을 기억하는 것을 지나쳐버립니다. 열심히 문제풀이는 하지만, 그 내용을 기억해서 푸는 것이 아니라 정리한 노트나 참고서를 펼쳐놓고 보면서 문제풀이하고, 틀린 문항에 부지런히 표시만 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나는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안 나와요!” 하고 속상해합니다. 부지런히 공부한 듯하나, 공부의 중요한 ‘마지막 한 단계-기억하기’를 지나치면, 사실 결과가 좋을 수 없지요.
그래서 이번 호부터 몇 회에 걸쳐 기억 전략이 무엇인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정보를 공부하여 안다는 것은 ‘정보입력-정보처리-정보출력’ 단계를 거쳐 완전히 습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내용을 컴퓨터 워드 프로세스로 2시간 동안 열심히 키보드로 쳐서 입력하는 도중, 갑자기 전원이 나가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공부하면서  이러한 일을 매우 많이 경험합니다. 즉, 학교 수업이든 학원 수업이든 듣고 보는 정보입력 단계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교문을 나서는 순간, 혹은 수업 종이 울리는 순간, 그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경험 말입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입력해도 전원이 꺼지는 순간 그 정보는 날아가버립니다. 휘발하여버리고 맙니다. 그렇다면 전원이 꺼져도 입력한 정보를 다시 모니터에 띄우고 출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맞습니다. 단연코, 우리는 ‘저장 버튼’을 눌러 휘발성 메모리(Volatile memory)가 아닌,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가 있는 깊숙한 저장장치에 꾹 눌러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입력한 그 정보를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습니다.

이런 간단한 원리가 바로 우리가 ‘공부한다’고 하는 ‘정보인지 단계’입니다. 정보인지 단계란, ‘정보입력-정보처리-정보출력’ 세 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이 순서를 거쳐야 정보를 습득합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가장 중요한 정보처리 단계를 간과하는 예가 잦습니다.

부족한 시간 안에 많은 양을 학습해야 하는 긴박감에 늘 휩싸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당장 눈으로 보고 있으니 내가 완전히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보를 입력하는 순간에는 곧 내가 아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바로 휘발성 메모리(Volatile memory)이긴 하지만, 저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원을 다시 켰을 때, 즉 장기간 저장되지 않는 ‘순간기억’에 그치고 말기 때문에 진정한 내 지식, 내 실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벼락치기 공부하지 말라고 자녀에게 경고하지요.

번거롭기는 하지만, 워드 프로세스에 입력하다가도 중간에 ‘save(저장)’ 버튼을 누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바로 ‘save(저장)=기억하기’로 ‘순간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정보입력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기억하기’입니다.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학습의 학(學:배울 학) 즉,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익히는 습(習:익힐 습)도 중요합니다.

완전히 ‘내가 그것을 안다’고 표현할 수 있으려면, 자료를 보지 않고도 내용을 떠올려 그것을 아무에게나 말로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하고 표현하는 것이 옳습니다.

지금까지 기억 전략의 필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호에는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 효과적이고 가장 많이 쓰는 ‘필수 세 가지 기억전략’의 구체적인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석현 코치
(주)새로운생각21 대표이사
 

위 글은 교회신문 <23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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