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16·下)] 사사시대 예배 중심지‘실로’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땅(30)

등록날짜 [ 2021-09-24 14:30:03 ]

하나님의 성소 있던 거룩한 곳 

가나안 정복 후 신앙적 중심지 

이스라엘 타락과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이 하나님 뜻 거스르자 

블레셋에 패배 쇠잔의 길 걸어 



예루살렘 북쪽 약 30km 지점에 자리 잡은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실로(Shiloh)’는 왕정시대 이전 이스라엘의 예배 중심지로서 하나님의 성막이 세워졌던 거룩한 장소다. 당시 성막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터가 지금도 남아 있는데, 주변에 우물의 흔적이 많아 성막이 세워진 후 유대인들이 이 지역에 거주했으리라 추정한다.


순례 팀은 구약시대 주거공간으로 사용한 동굴로 들어가 보았다. 공기구멍이나 통행로 같은, 당시 사람이 생활한 흔적 외에 황량한 동굴만 남았지만,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실로에는 성막의 옛터를 바라보며 살고 싶어 하는 유대인들이 현재도 살고 있다.


<사진설명> 텔 실로(Tel Shiloh) 전경. 해발 714m이고 주변 지역보다 약 40m 높은 언덕에 있다. 실로는 가나안 정복 때부터 사사시대가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의 수도 역할을 했고, 임시수도로서 신앙과 정치의 중심지였다. 텔 실로 정상에는 실로 전역이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사진설명> 실로 주변 지도. 실로는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약 32km 지점에 있다. 에발산과 그리심산 그리고 요셉의 무덤이 있는 세겜에서 남쪽으로 20km 지점에 있다.



윤석전 목사: 출애굽기 25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내가 거할 성소를 지어라, 성막을 지어라” 명령하셨습니다(출25:8). 성막을 세운 장소인 실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실로는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약 32km 지점에 있습니다. 에발산(Mt. Ebal)과 그리심산(Mt. Gerizim) 그리고 요셉의 무덤이 있는 세겜(Shechem)에서는 남쪽으로 20km 지점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중요한 도로가 두 개 있는데, 실로가 중요한 이유는 도로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서쪽의 지중해 해변을 따라 남북으로 ‘국제도로’가 나 있고, 이스라엘 중앙산악지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족장들의 도로(Patriarchs’ Road)’가 실로를 지나갑니다.


또 실로는 가나안 정복부터 사사시대가 끝날 때까지 369년 정도 이스라엘의 수도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이라고 한다면, 실로는 임시수도로서 신앙과 정치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실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말씀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을 만들고, 광야생활을 하면서도 늘 성막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가나안 땅을 차지하고 지파별로 땅을 분배한 다음 하나님의 성막을 머물게 한 곳도 실로입니다. 또 땅을 분배한 후 남은 땅을 분배하기 위해 실로에서 제비를 뽑기도 했습니다(수18:8).


사사시대 말기부터 통일왕국시대 초기까지 이스라엘 백성의 예배 중심지가 실로에 있던 성소였습니다. 또 선지자 사무엘이 어린 시절 실로의 성소에 있는 엘리 제사장 밑에서 영적 훈련을 받았고(삼상2:11), 엘리 제사장이 블레셋과 전쟁하던 두 아들이 전장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 의자에서 넘어져 죽은 장소이기도 합니다(삼상4:17~18). 실로에 있던 성막의 법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블레셋에게 법궤를 빼앗긴 전쟁이 어떤 전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형원 교수: 사사시대 말기에 엘리 제사장이 실로 성소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리고 있을 때 블레셋이 쳐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파병했는데 이스라엘 군병이 4000명이나 죽게 됩니다. 너무나 당황한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에 있던 법궤를 가져가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리라 여겨 전쟁터에 법궤를 갖고 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3만 명이 죽게 됩니다. 전쟁에서 두 번이나 패하고 하나님의 법궤까지 뺏기는 비참한 사건이었습니다(삼상5:1).


윤석전 목사: 하나님의 명령도 없이 법궤라는 궤짝만 가지고 가면 전쟁에서 승리하리라고 여긴 샤머니즘 같은 생각이 오늘날에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만 열심히 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믿음과 상관없는 신념을 믿음으로 아는 오해가 풀어지고 진정한 하나님과의 믿음이 형성됐으면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방인의 손에 법궤가 넘어가도록 한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사무엘과 엘리 시대 이전 사사시대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볼 때 죄악이 많고 무질서한 사회였습니다. 사사기의 마지막 장이 이렇게 끝납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자기들 좋을 대로 행하고 하나님 앞에서 무질서한 삶을 살았습니다.


법궤를 빼앗긴 사건 후 사무엘상 8장부터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 선지자에게 심각하게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삼상8:5). 그때 사무엘이 굉장히 흥분하면서 “하나님이 왕이신데 무슨 왕을 달라고 하느냐”고 말했습니다. 왕을 달라는 요구 자체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권자고 인도자라는 사실을 놓쳐 버린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법궤를 전쟁터에 내놓아도 효력이 없게 하고 법궤를 빼앗기도록 하셨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법궤가 아스돗(Ashdod), 가드(Gath), 에그론(Ekron) 등 블레셋 도시에 갔을 때 하나님께서 법궤를 통해 이적을 일으키고 재앙을 일으키십니다(삼상5:1, 6~7).


윤석전 목사: 실로와 관련한 성경 속 인물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실로와 연관된 중요 인물은 사무엘입니다. 사무엘은 라마(Ramah)에서 태어났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실로에서 성장하고 훈련받았습니다. 실로와 관련해 반면교사로 삼을 사람은 엘리 제사장입니다. 엘리 제사장은 하나님의 음성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고, 특별히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의 신앙교육을 잘못 해서 나라를 어려움에 처하게 했습니다. 법궤만 가지고 가면 전쟁에서 이긴다는 이스라엘 민족의 미신 같은 생각을 엘리 제사장도 승낙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로에는 신앙의 지도자이자 믿음으로 바로 산 사무엘 같은 인물도 있었고, 믿음으로 바로 살지 못한 홉니, 비느하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엘리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현재 이스라엘 성막과 관련된 유물이 있나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의 성막과 직접 관계된 유적은 없습니다. 다만 실로에 가면 성막이 있던 터라고 하는 곳이 남아 있습니다. 성막 자체는 유적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윤석전 목사: 실로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블레셋과 벌인 전쟁에서 법궤를 뺏긴 원인은 지도자들과 많은 지파가 하나님 앞에서 잘못 살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사용하신 수많은 사람이 살던 장소가 성지였던 것처럼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있고 하나님의 축복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이 성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평생 하나님의 거룩한 성지를 우리 신앙생활을 통해 잘 만들어 가면서 하나님 나라에 가면 우리가 살았던 모든 삶이 하나님께서 일하셨던 성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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