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과학의 화두(話頭)는 자연을 모방하는 기술 개발인데, 그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이다. 나노는 ‘난쟁이’라는 뜻의 희랍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노는 ‘10억분의 1m’로,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매우 작은 단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나노기술의 기본 아이디어는 원자 또는 분자를 조작하여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충분한 수의 원자와 분자를 반복해서 하나씩 정확한 자리에 차례로 배열하고 조립하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공상과학에서나 나옴 직한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이것이 바로 21세기 최고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나노기술이다. 이런 나노기술은 인간이 만든 기술인가, 아니면 자연 속에 숨은 비밀을 찾아낸 결과인가?
어떤 물질이 가지고 있는 전기, 광학, 기계, 화학의 특성은 그 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가 어떤 모양으로 결합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숯, 흑연(연필심), 다이아몬드는 모두 탄소(C) 원자로 돼 있지만, 탄소 원자의 결합구조는 각각 다르며, 그에 따라 각각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 원자의 결합은 나노 크기로서 다양한 모양의 나노 구조를 띤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 동물, 곤충, 새, 인간 등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독특한 나노 구조로 돼 있으며, 그에 따라 다양하면서 독특한 특성을 나타낸다.
<사진설명> [숯, 흑연, 다이아몬드의 결합구조(왼쪽), 나노입자를 이용한 암 세포 표적치료 모식도(오른쪽)]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은 원자 또는 분자를 배열·조립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인간은 물질과 에너지를 창조할 수 없다. 단지 존재하는 에너지와 물질의 종류와 상태를 변화·조작해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뿐이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창조주 하나님처럼 정교하고 완벽하게 나노기술을 구현할 수 없다.
씨앗을 예로 들어보자. 씨앗을 분해하면 탄소(C), 수소(H), 질소(N), 산소(O)와 같은 원자가 있다. 분해하면 생명이 없는 물질, 즉 원자인데, 때가 되면 적당한 온도와 습도 조건을 감지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 해답은 씨앗 세포 속에 있는 유전정보(DNA)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고유한 유전정보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원자가 결합해 더 크고 복잡한 조직으로, 일정한 형태를 가지면서 조립되고 성장한다.
우주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피조물이 독특하면서 일정한 모양과 질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양과 질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정한 모양과 질서를 가능하게 하는 원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원리가 바로 과학 법칙이다. 나노기술이 가능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크기의 원자가 가진 ‘구조’와 그 원자가 지닌 놀랄 정도로 정교한 ‘패턴’과 ‘질서’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과학자가 원자와 분자를 이용해 다양한 모양과 결합구조와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들고, 이 소재를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물질과 에너지를 창조할 수는 없다. 단지 이미 존재하는 에너지와 물질의 종류와 상태를 변화시키고 조작해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뿐이다.
과학자는 21세기에 들어서 자연 속에서 나노기술의 존재를 발견했고, 그 기술을 모방했다. 그러나 문제는 불완전한 인간의 과학기술은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창조주 하나님처럼 정교하고 완벽하게 나노기술을 구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피조계에 감춰진 나노기술의 비밀은 창조주의 존재와 그분의 설계에 의한 완벽한 피조계 창조를 강력하게 입증하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6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