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풍습이야기] 급박할 때 왜 겉옷을 가지러 갈까
위기 때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어

등록날짜 [ 2013-10-22 10:44:12 ]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그들의 대대로 그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그리하면 너희가 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하여 너희의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민수기 15장 38~40절).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찌어다”(마태복음 24장 18절). 

<사진설명> 구약시대 겉옷.

성경을 보면 사람들 대부분이 농부다. 그 당시 농부는 속옷만 입고 편하게 농사일을 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심판의 날이 닥쳐왔을 때 밭에서 일하는 자들에게 ‘겉옷’을 가지러 집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겉옷이 무슨 귀중품이라고 그 다급한 때에 농부가 겉옷을 가지러 집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일까? 겉옷은 세마포로 만든 속옷과 달리 주로 양털로 만들었다. 겉옷은 소매가 길지만 속옷은 소매가 없거나 있어도 무척 짧았다. 성서 시대 농부는 대부분 겉옷을 단 한 벌만 가지고 있었다.

농부에게 한 벌뿐인 겉옷은 현대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최후 수단으로 겉옷을 저당잡혀 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는 겉옷 자체가 특별히 비싼 옷감으로 지어져서가 아니라 겉옷 네 귀퉁이에 달린 ‘술’(기다란 실) 때문에 생긴 풍습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옷단 귀에 술을 달았다. 이는 하나님이 정한 계명을 좇는 백성이라는 표시다.

사람마다 네 귀에 달린 술의 매듭이 달랐다. 이 매듭을 진흙 토판에 찍어서 자국을 남긴 후, 돈과 양식을 빌렸다. 오늘날 풍습에 빗댄 다면 매듭은 신용카드나 인감도장에 해당한다. 다른 점이라면 현대 사회에서는 신용카드 여러 개로 소위 말하는 ‘돌려막기’를 할 수 있지만, 성서 시대에는 겉옷 단 한 벌을 한 번에 한해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했다.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겉옷의 의미로 보자면, 심판이라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 닥쳤으므로 밭에서 일하던 농부가 겉옷을 가지러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에게 겉옷은 현대인이 귀히 여기는 ‘물방울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더 소중한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35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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