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166] 비참한 최후를 맞은 사사 엘리

등록날짜 [ 2017-10-17 14:10:37 ]

죄를 회개하지 않고 언약궤만 있으면 승리할 줄 착각하다가
블레셋에 대패한 후 의자에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어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침공했다. 그들은 철(鐵)로 된 무기를 가진, 잘 훈련된 군사들이었다. 청동기를 사용하던 이스라엘은 각 지파에 연락하여 급히 군사를 모았다. 이스라엘은 에벤에셀 곁에 진을 쳤고, 블레셋은 아벡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샤론 평야에 있는 ‘아벡(Aphek)’은 에벤에셀에서 서쪽으로 3.2km 떨어진 장소다. 이곳에서 이스라엘은 블레셋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지만, 4000명가량 희생자를 내고 퇴각했다(삼상 4:2).

이스라엘 장로들은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우리로 오늘 블레셋 사람 앞에 패하게 하셨는고”(삼상4:3) 물으며 원인을 찾았다. 이때가 회개할 기회였지만, 그들은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죄 때문에 패배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음으로 전쟁에 패한 것이다. 여호와의 언약궤에 하나님께서 임재하고 계시므로 언약궤만 있으면 전쟁에 승리한다고 이스라엘 장로들은 생각했다. 그들은 실로에 있는 언약궤를 아벡(전쟁터)으로 가져왔다. 엘리 대제사장의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 제사장이 언약궤와 함께 있었다.

언약궤가 이스라엘 진으로 들어올 때, 이스라엘 군사들은 땅이 진동할 정도로 큰 함성을 질렀다. 이를 바라본 블레셋 족속은 두려웠다. 가나안 땅을 정복했던 이스라엘의 강함은 하나님께서 함께했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블레셋은 더욱 마음을 굳게 하고 죽기를 결심하고 전쟁에 임했다.

전쟁은 블레셋의 승리로 끝났다. 이스라엘은 군사 3만 명을 잃었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사했고 언약궤도 빼앗기고 말았다. 살아남은 이스라엘 군사는 각자 자기 지파로 도망쳤다(삼상4:10~11).

전쟁터에서 겨우 도망친 베냐민 사람이 엘리 대제사장이 있는 실로에 와서 이스라엘의 패배 소식을 알렸다. 사람들은 부르짖으며 슬퍼했다. 이 소리를 들은 엘리는 사람들이 왜 소동하는지 물었다.

당시 엘리는 99세였고, 늙어서 앞을 보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전쟁에 패했고, 그의 두 아들은 전사하고 언약궤까지 빼앗겼다는 보고를 들은 엘리는 의자에서 넘어지면서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다. 엘리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40년 되는 해였다(삼상4:18).

법궤(언약궤)를 빼앗긴 일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인지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내가 이스라엘 중에 한 일을 행하리니 그것을 듣는 자마다 두 귀가 울리리라”(삼상3:11)고 사무엘에게 말씀하신 예언이 성취된 것이었다.

예수를 믿고 바라보던 자가 믿음을 버리고 예수를 외면하면, 마지막 심판 때에 하나님도 그를 버리고 외면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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