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53] 허물, 패역, 사특…죄를 이르는 구체적 용어들

등록날짜 [ 2019-07-22 10:58:40 ]

왜 사람이 고통받는가? 죄 때문이다. 성경은 “네 악이 너를 징계하겠고 네 패역이 너를 책할 것이라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버림과 네 속에 나를 경외함이 없는 것이 악이요 고통인 줄 알라 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렘2:19)라고 한다.


성경은 죄를 말할 때 세분화한 구체적인 용어를 쓴다. 그만큼 죄는 애매하고 포괄적인 악함이 아니라 죄악 하나하나가 인생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는 실체다. “너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엡2:1). 개별적인 죄는 원어에서도 ‘수많은 죄’를 의미하는 복수형을 취한다. 헬라어로 ἁμαρτίαις(하마르티아스), 영어로도 ‘sin’이 아니라 복수형인 ‘sins’다. 현대영어 성경에서는 아예 ‘many sins’라고 표현한다. 히브리어에서 죄를 뜻하는 ‘하타아’도 헬라어와 마찬가지로 ‘과녁을 벗어난 것’, 곧 하나님의 정의와 뜻에서 이탈한 모든 것을 뜻한다.


그다음 많이 등장하는 죄에 관한 표현은 ‘허물’이다. “주의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시51:1)에 나오는 죄과(罪過)도 허물과 같은 단어다. 한자로도 ‘허물 또는 넘어설 과(過)’ 자를 썼는데 원어에 담긴 뜻과 잘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허물 또는 죄과의 헬라어인 παραπτώμασιν(파라프토마신)의 어원을 영어로 그대로 옮기면 동사형은 transgress(트랜스그레스)다. 이는 죄인 줄 알고도 일부러 선을 넘어서(trans), 가 버리는(gress) 고범죄(故犯罪)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죽었고(엡2:1), 이 허물 때문에 예수님이 우리 대신 창에 찔리셨다(사53:5).


주님께서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마17:17)라고 통탄하실 때 사용한 ‘패역’은 διεστραμμένη(디에스트람메네)다. 디에스트람메네는 한자 ‘悖逆’(패역)의 ‘거스를 역(逆)’ 자를 써서 정확하게 번역한 것처럼 하나님을 거스르고 도전한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정한 ‘성’(性, sex) 질서를 거스르는 동성애 같은 도전을 의미해서 영어로는 ‘perverse(비뚤어진)’로 쓴다. 모세에게 반역했던 고라의 패역(유1:11)처럼, 패역은 대들고 덤비는 사단의 속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행위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결코 선하고 정의롭지 않다는 뜻으로 교묘한 계획, 음모, 술수 부리는 것을 성경은 ‘사특’(邪慝, wickedness)이라 한다. 중심이 선하지 않은 모든 계획과 행동을 의미한다.


이 모든 죄의 뿌리를 통칭하면 “죄(sin)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요16:9)라는 말씀으로 대변된다. 여기서 죄는 대표단수인 sin을 썼다. 말로는 믿고 “주여, 주여” 한다지만 믿지 않기에 각종 허물, 패역, 불법, 사특함을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버젓이 자행한다. 곧 죄를 짓는 뿌리는 부활하셔서 살아 계신 예수를 중심에서 믿지 않는 것이다. 복음을 위한 고난 외에 당하는 고통은 모두 예수를 믿지 않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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