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98]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등록날짜 [ 2021-11-30 13:56:43 ]

다윗은 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는 성소 안에서 하나님께 진설해 두는 빵, 곧 진설병(陳設餠)을 먹고, 함께 있는 자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삼상21:1~9). 안식일마다 교체하며 진설하던 이 빵은 레위 지파 제사장들만 성소에서 먹도록 한 것이었고, 이 규례는 영원한 것이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셨다(레24:5~9). 


그러나 사울왕에 쫓기던 다윗과 부하들은 허기를 달래고자 당시 대제사장인 아히멜렉에게 간청해 성소로 함께 들어가 자기도 먹고 부하들에게도 나눠 주었다. 실수로라도 복잡한 규례를 어기면 죽을 수도 있는 성소에서 어떻게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구약시대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성전의 모든 규례가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 같은 예시이자 모형임을 알았다. 다윗은 시편 8편 4~5절에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 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라고 고백한다. 


여기에서 ‘저’를 ‘나(me)’로 알아듣는 이가 많지만, 영어로는 ‘그(him)’라고 되어 있다. 히브리어 원문도  וּנּרֶ֑כְּזְתִ־יכִּּֽ (키디스케누, remember him)로 명확하다. 또 그 다음 6절부터 ‘저’가 주의 손으로 만드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고 그 발아래 두셨다는 내용이 이어지므로 더욱 선명하다. 신약성경의 히브리서도 다윗의 이 구절들을 인용해서 “천사들보다 잠간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 곧 죽음의 고난을 받으심을 인하여 영광과 존귀로 관 쓰신 예수”(히2:5~12)라고 기록한다.


아담의 선악과 사건 이래 모든 인류에게 죄가 들어왔을 때 대신 죽기로 약속하시고, 약속 지켜 오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의 비밀을 알았던 성령의 사람들은 “너희들 손에 죽임당하실 예수”라고 대놓고 말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 오실 한 아들, 한 아기는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사9:6)이라고 대놓고 말한 이사야. 특히 십자가 사건을 시간의 역순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사야서 53장은 유대교에서는 금서(禁書)로 여길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전능자가 육신을 입고 사람이 되셔서 내 대신 죽으러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날마다의 충격이다. 


다윗의 성소 출입은 무모한 행동이 아니었다. 성소와 그리스도의 피와 살의 비밀을 아는 보혈의 은혜를 미리 알아 탄식한 것이다. “사람 따위가 무엇이관대… 저(인자) 따위가 무엇이관대…” 그런 하나님을 아는 다윗에게 진설병은 그림자 같은 규례를 깨고 먹을 만한 것이었다. 평생 도를 닦아도 “내가 지옥에 가지 않으면 누가 가리”라는 말이 나오는 게 사람의 죄성이요, 양심이 있으면 느끼는 바다. 지옥의 영원한 형벌과 그로 말미암은 두려움에 쫓겨 “믿습니다”라고 외친들 마지막 날 성소에 들어갈 수 없다. 예수님의 그 사랑이 두려움을 쫓고, 죄를 끊게 하고,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준다(히10:19).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만 바라보자​(히12:2).



위 글은 교회신문 <72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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