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일학교에서 20년을 보내며

등록날짜 [ 2015-03-30 11:46:30 ]

주일학교 교사로 충성한 지 어느덧 20년 세월이 흘렀다. 20년 전 당시에는 윤석전 목사님의 무보수전도자학교 강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혼자 성경을 읽을 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던 말씀들이 속속히 깨우쳐지니 은혜가 충만했다. 한 번도 빠짐없이 들으며 성경의 진리 속으로 빠져들었다.

성경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과 만나기를 소망하며 간구했다. 하나님 말씀을 늘 곁에 두려 한 덕분에 그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교사 직분을 맡은 처음 6개월간은 유치부 보조교사로 충성했다. 초보 교사인데도 강단에 서서 어린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할 기회가 있었다. 옛이야기처럼 쉽게 풀어 전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잘 들은 기억이 난다.

1997년 유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시절에는 교사들이 꼭 알아야 하는 성경 전체 중요 내용과 우리 교회에 관한 문제로 구성된 예고 없이 치러진 퀴즈대회에서 전체 교사 40명 중 3등을 했다. 당시 부장님께서 워킹바이블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셨다. 지난해에는 성경퀴즈대회에서 2등을 하여 주님께 영광을 돌렸다. 성경 읽기에 열심을 내도록 역사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교사를 하면서 결손 가정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 주로 초등학교 3학년 반을 맡았는데 어린 그들에게 때로는 부모가 되어 주어야 했다. 특히 기억나는 아이는 수민(가명)이다. 부모가 이혼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아빠는 실명한 상태라 생활비를 부쳐 줄 형편이 아니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수민이에게 교사인 내가 엄마 역할을 대신해 주었다. 수민이도 내게만큼은 마음을 열어 주었고, 학년이 올라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믿고 찾아왔다. 그만큼 수민이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았다. 그런데 수민이가 고3이 되었을 때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세상 친구들과 어울리더니 완전히 세상 사람이 됐다. 교회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였다. 어느 날 수민이가 나를 찾아왔다. 교회에 다시 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차마 올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내가 고등부로 가마.”

1년 동안 고등부 교사로 충성했다. 수민이는 다시 믿음을 회복해 예전처럼 예배를 뜨겁게 드리고, 틴그로리아찬양단에서 찬양하고 친구, 선생님, 그리고 담임목사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고3 생활을 주님 품 안에서 평안히 보냈다.

아이들은 교회의 미래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뜻대로 산 자와 반대로 산 자의 결말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성경 말씀으로 아이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면 아이는 결코 주님의 품을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진실한 주님의 사랑을 요구한다. 주님께서 내게 명령하셨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21:15).

그 말씀이 오늘도 나를 통하여 이루어지길 원한다.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지금껏 20년이 넘게 아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다.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사랑하고 있다.

어느덧 많은 제자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훌륭하게 자라서 주일학교와 고등부 교사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그들을 보살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또 지금껏 부족한 자를 아껴 주시고 써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
성갑 교사

디모데부

위 글은 교회신문 <4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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