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19·上)] 단 지파 성읍‘소라와 딤나’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땅(35)

등록날짜 [ 2021-11-03 13:39:20 ]

사사시대 삼손이 태어난 ‘소라’

단 지파 영토로 이웃 블레셋과

분쟁 벌이면서 정복·침략 반복

삼손이 ‘딤나’ 출신 이방여인과

결혼한 이면에 하나님 계획 있어



윤석전 목사: 단 지파 출신인 삼손은 이스라엘의 열한째 사사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블레셋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사명을 하나님께 받은 삼손은 모친의 태에서부터 나실인(Nazirite)으로 선택됐습니다. 그러나 삼손은 사명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이방 여인에게 정욕적으로 빠져들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떠나 블레셋 노예로 전락하게 됩니다. 삼손의 역사가 담긴 단 지파의 땅 ‘소라(Zorah)’와 ‘딤나(Timnah)’로 가 보겠습니다.



태중에서 하나님께 나실인으로 선택된 삼손은 단 지파의 성읍 소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압제에서 구원하는 사사 역할을 수행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렸다. 소라의 서쪽 4km 지점에 딤나가 있다. 딤나는 ‘소렉 골짜기(Valley of Sorek)’에 인공으로 세워진 성읍이며, 삼손의 첫 번째 아내의 고향이다. 유다와 블레셋은 딤나를 사이에 두고 계속 싸웠고, 딤나는 주전 701년경 산헤립에 정복당했다.


<사진설명> 단 지파 성읍인 ‘소라’ 전경. 소렉 골짜기가 인근에 있고, 소라는 이스라엘 민족과 블레셋이 늘 경계를 이루며 뺏고 빼앗기던 지역이었다.



<사진설명> ‘딤나’ 전경. 소라에서 서쪽으로 4km 지점에 딤나가 있다. 딤나는 소렉 골짜기에 인공으로 세워진 성읍이다. 아랍인이 ‘텔 바타쉬(Tel Batash)’라고 부르는 언덕 위에 자리해 있다.


<사진설명> 소라와 딤나 주변 지도. 지도의 ‘노란색 부분’이 이스라엘 사람이 주로 살던 중앙산악지대이고, 소라는 지중해를 따라 펼쳐진 해안평야와 중앙산악지대 사이의 ‘쉐펠라 평지’에 있다.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26km 떨어진 곳이다. 딤나와 벧세메스 사이를 소렉 골짜기가 지나고, 소라에서 딤나까지 4km밖에 되지 않아서 산 정상인 소라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딤나가 보인다.



윤석전 목사: 소라가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영토 서쪽은 지중해를 따라 해안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블레셋 평야라고도 합니다. 이곳에는 블레셋의 도시인 아스글론(Ashkelon)과 아스돗(Ashdod) 등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 주로 살던 지역은 중앙산악지대 또는 유다산악지대라 합니다. 소라는 블레셋 평야와 유다산악지대 사이에 있습니다. 소라가 있는 곳을 성경에서는 ‘평지’ 혹은 ‘쉐펠라 평지(Shephelah)’라고 합니다. 해발 100~400m이지만 예루살렘이 있는 중앙산지에서 내려다보면 평평한 평지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 소라가 있습니다. 이 부근에 엘라 골짜기와 소렉 골짜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과 블레셋이 늘 경계를 이루며 뺏고 빼앗기던 위험한 지역입니다. 단 지파는 안타깝게도 이런 지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삼손은 말년이 안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삼손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삼손이라는 이름의 뜻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태양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שמש(쉐메쉬)’에서 따온 이름으로, 소라 인근에 ‘벧세메스(Beth Shemesh)’라는 마을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의 부모는 그에게 빛의 자녀로 성장해야 한다고 기대한 것 같습니다. 사사기 13장을 보면 삼손이 태어나기까지 아버지 마노아와 어머니가 긴 시간 기도한 내용이 나옵니다. 아이를 갖지 못해 슬퍼하는 삼손의 부모에게 주의 천사가 찾아와 “아기를 가질 것이며 아이는 나실인으로 성장해야 된다”고 말합니다(삿13:7). 아마 삼손은 어릴 적부터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아니하고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아니하면서 나실인으로 정결하게 자랐으리라 짐작합니다. 또 성경은 “여인이 아들을 낳으매 이름을 삼손이라 하니라 아이가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더니”(사13:24)라고 말합니다. 삼손은 소라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녀로 성장했고, 이후 소라 인근의 ‘마하네단(Mahaneh Dan)’에서 하나님의 영을 받았습니다(삿13:25). 마하네는 ‘지명’이라는 뜻입니다. 즉 삼손은 ‘단의 지명’에서 하나님의 영을 처음 받았고, 하나님의 신이 충만한 사람으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나실인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종신토록 서원하는 나실인이 있고 일정 기간 나실인 서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민6:2). 사명을 이룰 때까지 독주를 가까이하지 않고, 부정한 것에 손대지 아니하고, 삭도를 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나실인으로서의 기간에서 차이가 납니다. 나실인은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기 위해 나를 전적으로 구별하여 바치는 평신도인데, 제사장 못지않게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 점이 돋보입니다. 오늘날 성도들도 이 정신을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한국 교회의 많은 성도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나실인이 됐으면 합니다. 단 지파의 또 다른 성읍 딤나는 어떤 곳인가요?


홍순화 교수: 소라와 딤나 그리고 벧세메스는 서로 인접해 있습니다. 소라는 산꼭대기에 있고, 딤나와 벳세메스 사이를 소렉 골짜기가 지납니다. 소라에서 딤나까지 4km밖에 되지 않아서 산 정상인 소라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딤나가 보입니다. 벧세메스에서 3km 떨어진 곳에 딤나가 있습니다.


사사기 14장 1~2절에 삼손이 왜 타국의 블레셋 여자와 결혼했는지 궁금해 지리를 살펴보니 딤나는 바로 옆 동네입니다. 전쟁 때는 서로 원수였으나 전쟁이 없을 때는 인접한 사람들끼리 서로 교류를 했을 것입니다. 그 당시는 국경선도 없었습니다. 딤나가 어디 있었는지 많은 학자가 찾다가 소렉 골짜기에서 특이한 장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아랍인이 ‘텔 바타쉬(Tel Batash)’라고 부르는 언덕 위에 이스라엘 고대 성읍이 자리를 잡았는데 이곳을 딤나라 추정했고, 딤나는 계곡 안에 흙을 쌓아 토성처럼 만들어 그 안에 사람이 살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삼손은 이스라엘의 사사이자 나실인이지만 하나님이 좋아하지 않으시는 이방 여인과 결혼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왕대일 교수: 삼손 시대에는 이방인과 혼인하는 일이 법이나 제도적으로 금지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오미의 며느리 룻과 보아스가 혼인한 것처럼 사사 시대의 삼손이 딤나에 살던 이방 여자와 결혼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사사기 13장과 14장을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블레셋에게 억압당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삼손이 딤나의 블레셋 딸과 결혼하게 해 적국을 침공할 계기를 만들고자 하셨습니다(삿14:4). 어떻게 보면 가장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일인 혼인까지도 하나님께서 세심하게 주관하시고 딤나의 딸과 결혼하도록 작정하신 것 같습니다. 삼손 시대에 이방인의 딸을 통해 하나님께서 뭔가 이루려 하셨고, 그 일에 삼손이 쓰임받았다고 해석하면 질문에 대한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리라 봅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사람은 이방인과 혼인이 무조건 금해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삼손 시대에 이방인과 혼인이 가능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소라와 딤나에서 북서쪽으로 가면 지중해 해변가에 단 지파의 항구도시 욥바가 있습니다. 욥바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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