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노년, 성숙과 결실의 절정 <上>

등록날짜 [ 2026-01-22 11:25:00 ]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잠16:31)

비록 육신은 연약해지고 쇠하여도

영적 결실의 절정 이룰 것이라고

하나님은 약속의 말씀으로 축복해


나이 듦은 ‘시드는 일’이 아니라 ‘익어 가는 일’입니다. 새해의 첫 햇살이 창가에 내려앉을 때면, 저는 해마다 1년 기도 제목 첫 페이지에 같은 기도문을 적어 넣으며 한 해를 시작합니다.


“주님, 천국 소망으로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게 하시고, 범사에 감사하며 나이 드는 지혜를 제게 허락하옵소서. 주님과 늘 동행하며 주님의 마음을 닮아 살게 하옵소서.”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드는 것을 가리켜 ‘저무는 해’나 ‘시드는 꽃’에 비유하곤 합니다. 더 젊어지기를 바라고, 세월의 흔적을 지우려 애를 씁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퇴보가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삶의 향기가 깊어지고, 거친 원석이 깎여 나가 보석처럼 다듬어지는 성숙의 과정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노래한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세월이라는 렌즈를 통해 오래 들여다볼 때 비로소 그 안에 담긴 진정한 아름다움과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오후, 우리는 어떻게 가장 눈부신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품격 있게 나이 드는 이들의 지혜

오늘날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품격 있는 노년’의 특징들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오래 사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품격 있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첫째, 배움을 멈추지 않는 ‘호기심’입니다. 뇌 과학자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뇌세포의 시냅스가 다시 활성화된다고 말합니다. 악기, 외국어, 스마트 기기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늙기 시작하고, 배움을 이어가는 한 청춘입니다.

둘째, 강한 몸보다 ‘유연한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만큼 중요한 것이 유연성입니다. 매일 아침 스트레칭을 하거나 산책을 하며 유연성을 유지한다면 사고방식 역시 경직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셋째, 후회와 원망을 비워내는 ‘정서적 미니멀리즘’입니다. 과거의 상처나 타인에 대한 앙금을 붙들고 있으면 얼굴에 그늘이 생깁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너그러운 한마디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이 노년의 평안을 지키는 비결입니다.


넷째, 입은 닫고 귀는 여는 ‘경청의 미학’입니다. 내 경험이 정답이라 고집하기보다, 젊은 세대의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십시오. 잘 들어주는 어른 곁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다섯째, 소소한 것에 감동하는 ‘아이 같은 감성’입니다. 아침 이슬 한 방울, 길가에 핀 이름 없는 들꽃 한 송이에도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감탄사는 영혼의 영양제입니다.


세월을 이기는 성경의 약속

세상의 지혜도 훌륭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보다 더 강력한 하늘의 약속이 있습니다. 성경은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잠16:31)이라며, 육체는 쇠할지라도 영혼은 더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음을 선포합니다.


첫째, 하나님의 변치 않는 보살핌입니다. “야곱 집이여 이스라엘 집의 남은 모든 자여 나를 들을찌어다 배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품기운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안을 것이요 품을 것이요 구하여 내리라”(사46:3~4).

우리는 나이가 들면 스스로를 ‘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우리를 ‘안고 가겠다’고 약속하십니다. 하나님께 우리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자녀이며, 보호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이 약속을 붙잡을 때 노년의 불안은 평안으로 바뀝니다.


둘째, 늙어도 결실하는 생명력입니다.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발육하리로다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하리로다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시92:12~14).


세상은 은퇴를 ‘끝’이라 말하지만, 성경은 ‘결실의 절정’이라고 말합니다. 오랜 세월 다듬어진 인격의 열매, 눈물로 뿌린 기도의 열매가 후대를 위해 풍성하게 맺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육신의 힘은 빠질지 몰라도 영적인 생명력은 더욱 맑고 깊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속사람이 새로워지는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후4:16).


사도 바울의 이 고백은 노년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주름이 늘어 가지만, 내 안의 영혼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매일 아침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것이 세상이 알 수 없는 그리스도인만의 신비입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93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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