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가 주님 품으로 -이상숙 집사(제34 여전도회)
말기암 투병 중에도 완고히 예수를 부인하던 아버지, 뜨거운 사랑과 기도로 주님 영접해

등록날짜 [ 2009-12-01 17:56:41 ]

지난 7월초, 친정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다. 2년 전 병원에서 복막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3~6개월밖에 살지 못할 거라던 아버지가 이제는 돌아가실 때가 되셨나보다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가시면 안 되는데... 아버지 꼭 예수 믿고 천국 가셔야 되는데...’
2002년 겨울, 잘 아는 집사님을 통해 연세중앙교회에 오게 되었다.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윤석전 목사님의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체험하면서부터 우상숭배를 끊기 위해 명절과 제사 때에 시댁과 친정에 가지 않았고, 주일에 열리는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게다가 작년 3월에는 병환 중인 아버지 때문에 급하게 잡은 남동생의 결혼식이 주일이었는데 잠깐 참석하고 가라는 친정식구들의 부탁을 거절하고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어찌 보면 이런 나를 부모형제들이 냉대하고 외면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부모형제를 위해서 눈물로 기도하며 주일을 피해서 찾아뵙곤 했건만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늘 담임목사님께서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해야 한다. 최상의 효도는 복음 전해서 예수 믿고 천국 가시게 해드리는 것이다”라고 하실 때마다 나는 부모님이 예수 믿고 구원받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였다. 특히 아버지가 복막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에는 지역 기도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중보기도를 부탁했고, 성령께서 감동 주실 때마다 금식하며 부르짖어 기도했다. 또 작년부터는 매주일 예배 때마다 “아버지께서 꼭 예수 믿고 천국 가시도록 복음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하는 간절한 기도 제목을 쓴 편지와 함께 감사예물을 드렸다.
친정이 있는 평택의 한 병원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수척해진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계셨다. 한 달 만에 찾아 뵌 나를 대하는 부모님과 형제들의 표정은 여전히 싸늘했다.
계속되는 친정식구들의 냉대 속에서도 아버지가 입원하신 날부터 일주일에 3~4일씩 평택에 내려가 아버지를 정성껏 간호해드렸다. 말기 암의 통증 속에서 진통제와 영양제에 의지한 채 밤이면 한순간도 못 주무시며 고통으로 여윈 아버지는 복음을 전하기만 하면 버럭 고함을 치시고 성난 사자로 돌변하기도 하셨다. 형제들도 아버지를 자꾸 힘들게 한다며 그러려면 당장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런 아버지와 형제들에 대한 야속함, 육신이 너무나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 아버지의 영혼을 좀 더 사랑하지 못하는 연약한 나의 믿음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황해도가 고향인 아버지는 6.25때 피난 내려와서 평택에서 복숭아 과수농사를 지으셨다. 이북에서 교편생활을 하신 아버지는 사리가 분명하시고 강직한 성격에 남에게 신세 지지 않고 한평생을 살아오셨던 분이기에 예수 안 믿는 당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셨다.
“팔십 평생을 예수 안 믿고도 잘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무슨 예수냐? 그리고 아무 대가도 없이 내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신 공로를 믿으면 죄사함 받아 구원 받고 천국 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계속 거부하셨다. 그럼에도 교회 분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평택까지 내려와서 예배드리며 복음을 전하고 눈물로 같이 기도하며 섬겨주었다. 나도 조금씩 마음 문을 여시는 아버지께 찬송가를 불러드리고, 성경을 읽어드리는 한편, 윤석전 담임목사님의 설교테이프도 들려드렸다.
남편도 토요일이면 병실로 찾아와서 말기 암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시는 아버지를 마음을 쏟아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드렸다. 또 아버지 손을 잡으며 귀에다 대고 “아버지 사랑해요”라며 꼭 안아 줄 때마다 아버지는 고마워 하셨다. 남편의 변함없는 마음과 행동을 보고 냉랭하던 아버지는 어느 때부터 사위가 내려오는 날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병실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던 형제들도 이젠 교회 분들이 찾아오면 예배드릴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주곤 했다.
9월까지만 해도 복음을 받아들였다 거부했다를 수없이 반복하던 아버지가 10월부터는 달라지셨다. 교구장님의 심방도 기쁘게 받으셨고, 예배드릴 때마다 아버지는 극도로 심한 육신의 고통 속에서도 누워서 주기도문도 따라 하시고 예수님이 당신의 구주이심을 고백했다.
10월19일 월요일 저녁. 아버지는 마치 천사라도 본 듯이 환하고 평안한 모습으로 천국에 가셨다. 아버지의 영혼이 주님 품에 안기기까지 복음 전할 수 있도록 말씀으로 양육해주신 윤석전 목사님, 시간 나는 대로 평택까지 내려와 기도와 예배로, 같이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해주었던 믿음의 지체들과 부족한 자를 써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 할렐루야!

위 글은 교회신문 <1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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