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도나우 강 물결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
‘클래식과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7-05-15 13:53:58 ]

유럽 열 개국 가로지르는 ‘도나우 강’ 주제로 한 곡 많아
<도나우 강의 잔물결>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


“서쪽 하늘 붉은 노을 영문 밖에 비치누나 연약하온 두 어깨의 십자가를 생각하니
머리에는 가시관 몸에는 붉은 옷 힘없이 걸어가신 영문 밖의 길이라네
십자가의 고개턱이 제아무리 어려워도 주님 가신 길이오니 내가 어찌 못 가오리
주님 제자 베드로는 거꾸로도 갔사오니 고생이라 못 가오며 죽임이라 못 가오리”


주기철 목사가 작사한 <영문 밖의 길> 가사 중 일부다. 이 곡은 3월 26일(주일) 연세중앙교회 설립 31주년 감사 페스티벌에서 추지영 자매의 ‘색소폰 독주회’ 첫 곡으로 주님께 올려 드린 바 있다. 구슬프고도 강한 색소폰 소리가 가사와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주었다.

<영문 밖의 길> 원곡은 루마니아 출신 이오시프 이바노비치(Iosif Ivanovich, 1845~1902)가 작곡했다. 이바노비치가 만든 관현악 왈츠 <도나우 강의 잔물결> 선율에 가사를 붙였다. 왈츠는 원래 경쾌한 춤곡이지만 이 곡은 단조 선율이라 슬프게 느껴져 가사와 잘 어울린다.


도나우 강을 주제로 한 곡들
<도나우 강의 잔물결>은 독일어 ‘도나우’를 영어식으로 바꿔 <다뉴브 강의 잔물결>이라고도 부른다. 1880년 작곡가 이바노비치가 루마니아 군악대장을 맡았을 때, 군악대 곡으로 작곡했다. 피아노 독주용과 합창용으로 편곡됐고, 알레그로 모데라토(알맞게 빠른 속도로)인 도입부와 작은 왈츠 4곡으로 구성됐다. 이 곡은 이바노비치의 이름을 음악사에 남길 만큼 유명하다.

<도나우 강의 잔물결>을 작곡할 당시에는 국민주의 음악이 성행했다. ‘국민주의 음악’이란, 19세기에 작곡가가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민족 고유의 음악 어법이나 제재를 사용해 민족 감각을 음악에 구현한 양식이다. <도나우 강의 잔물결> 역시 작곡자 이바노비치가 민요나 전승 음악의 선율이나 리듬을 그대로, 또는 음악 어법에 맞게 분해해 재편성한 형(形)을 소재로 활용했다. 오페라나 표제 음악의 제재를 자기 나라의 신화·전설·역사·자연·풍속에서 따와 작곡했다.

<사진설명> 유럽 도나우(Donau) 강. 영어로 다뉴브(Danu-be) 강이라 부르는 이 강은 2860㎞에 달해 유럽에서 둘째로 긴 강이다. 독일 남서부 슈바르츠발트 산지에서 발원해 중부와 동부 유럽을 동서로 흘러 흑해까지 이어진다.

도나우 강은 독일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열 나라에 걸쳐 흐르는 유럽에서 둘째로 긴 강이다. 유럽 ‘제2의 강’ 도나우를 소재 삼은 곡은 무척 많다. 이바노비치의 <도나우 강의 잔물결>과 함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도 매우 친근한 왈츠곡이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왈츠의 왕’이라 부르는 오스트리아 출신 요한 슈트라우스 2세(Johann Strauss II, 1825~1899)가 1867년에 작곡했다. 오스트리아가 1866년 쾨니히그레츠 전투에서 프로이센에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하자, 슈트라우스는 음악으로 국민의 사기를 북돋우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곡은 작곡할 당시에는 합창곡이었다. 초연 때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얼마 후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재발표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같은 해 여름 파리만국박람회장에서 연주했을 때는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 후 ‘오스트리아 제2의 국가(國歌)’로 꼽힐 만큼 폭넓은 명성을 누렸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도입부와 작은 왈츠 다섯 개, 코다(coda, 악곡 끝에 결미로 덧붙인 부분)로 짜였다. 듣는 이에게 꿈결처럼 감미로운 음감과 가슴 설레는 감흥을 안겨 준다. 마치 도나우 강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그 우아한 흐름을 따라가면서 주위 풍광을 만끽하는 듯하다. 물론 그 이면에는 슈트라우스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난 조국애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곡이 ‘빈 필 신년음악회’ 고정 앙코르로 연주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도나우 강의 물빛은 푸른색이 아니다. 하지만 유럽을 관통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라본 낭만객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눈에는 푸른빛으로 비치고, 또 어느 시대에나 사랑받는 아름다운 선율로 변했다. 그 선율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함께 들어요>

                 ①                                                       ②
① 이오시프 이바노비치 ‘도나우 강의 잔물결’
②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손영령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부천문화재단 놀라운오케스트라 주강사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5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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