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544장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은혜의 찬송 이야기…‘미국의 ‘찬송가 작사·작곡가 찰스 H. 가브리엘’

등록날짜 [ 2021-11-17 12:11:42 ]

타국 전쟁터로 떠나기 직전

아들이 작별 인사로 건넨

믿음의 고백에서 영감 받아

천국 소망 가득한 찬송 지어

천국을 ‘주의 품’과 ‘복된 날’,

‘영광’, ‘기쁨’ 등으로 표현




찰스 허치슨 가브리엘(Charles Hutchin son Gabriel, 1856~1932)은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났다. 집에서 노래학교를 운영한 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아 음악에 관심을 가진 그는 리드오르간을 독학하면서 음악 활동을 이어 갔다.


하나님께 음악적 달란트를 받은 그는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지역을 순회하면서 음악을 가르쳤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교회에서 음악 감독으로 일하기도 했고, 복음성가 작사·작곡가로서 8000여 곡이 넘는 찬송가를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 통일찬송가 544장에 실린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다.


천국 소망 넘치는 가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찰스 가브리엘은 바닷가 항구에 섰다. 아들이 군 입대 영장을 받아 전쟁에 참가하러 프랑스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아들을 전장으로 떠나보낸 아버지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자식이 출발 직전 건넨 말이 아버지의 마음을 위로했다.


찰스 가브리엘의 아들은 배를 타고 떠나기 전 “만약 제가 돌아오지 못하면 저는 영원한 집, 하늘나라의 열린 문 앞에서 아버지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믿음 가득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아들이 전쟁터에서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아들에게 천국을 향한 믿음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타국 전쟁터로 향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그는 아들의 마지막 말을 생각하면서 가사와 곡을 써 내려갔다. 이 찬양곡이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가 됐다.


1.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

날이 저물어 오라 하시면

영광 중에 나아가리


2. 눈물 골짜기 더듬으면서

나의 갈 길 다 간 후에

주의 품 안에 내가 안기어

영원토록 살리로다


3. 나의 가는 길 멀고 험하며

산은 높고 골은 깊어

곤한 나의 몸 쉴 곳 없어도

복된 날이 밝아오리


4. 한숨 가시고 죽음 없는 날

사모하며 기다리니

내가 그리던 주를 뵈올 때

나의 기쁨 넘치리라

후렴. 열린 천국 문 내가 들어가

세상 짐을 내려놓고

빛난 면류관 받아 쓰고서

주와 함께 다스리리


이 찬송가는 이 땅에서 사는 인생에 대한 어려움과 대조해 기쁨이 가득한 천국을 향한 기대를 전하고, 주와 함께하는 곳으로 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찬양에서 이 세상은 ‘잠시’(1절), ‘눈물 골짜기’(2절), ‘험한 산과 골’(3절), ‘한숨’(4절)이라는 단어로, 천국은 ‘영광’(1절), ‘주의 품’(2절), ‘복된 날’(3절), ‘기쁨’(4절)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세상 짐을 내려놓고 주의 품에 안기는 천국 소망이 가득한 가사다. 우리나라에는 1919년 처음 들어와 일제 강점기 성도들이 천국 소망을 품으며 찬송했고, 1983년 통일찬송가 편집 때 지금의 가사로 다듬어졌다.


찰스 가브리엘이 작사·작곡한 수많은 찬양 중 우리나라 찬송가에 ‘샤론의 꽃 예수(89장)’, ‘그 어린 주 예수’(113장),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208장),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507장), ‘너희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도’(513장) 등 총 9곡이 실려 있다. 그는 직접 곡을 만들 뿐만 아니라 시카고에 있는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복음서, 남성·여성 찬양곡, 동요, 칸타타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수십 권 편집해 발간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일 뿐 영원히 자리 잡고 살 곳이 아니다. 천국까지 가는 그 길이 험할지라도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붙들어 세상 끝날 때에 주님 주신 면류관을 쓰고 주님과 함께하는 우리 연세가족이 되기를 원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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