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영화 <쿼바디스(1951)>
기독영화 이야기

등록날짜 [ 2022-09-19 19:20:41 ]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1951년에 제작된 기독영화 <쿼바디스>는 폭군 네로 황제 시기의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대 로마 제국의 퇴폐상, 로마 대화재와 뒤이은 기독교 탄압 그리고 사도 베드로를 비롯해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순교, 네로의 몰락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 제목인 ‘쿼바디스’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요13:36)라고 묻는 구절에서 가져왔고, 예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좇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의 순교의 믿음

영화 줄거리…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하신 후 서기 64년. 로마는 네로 황제가 집권하고 있었고 사치와 향락에 물든 도시가 된다. 이때 전쟁에서 적을 격파하고 대승을 거둔 제14군단 사령관 ‘마커스 비니키우스’가 로마로 돌아오고 얼마 후 로마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네로는 이참에 자기 마음에 맞는 도시를 다시 건설하기로 마음먹어 더 큰불을 내 버리고, 로마 시민들이 분노하자 기독교인들에게 방화의 책임을 덮어씌우면서 희생자로 삼는데…. 


이후 네로는 기독교인들을 잡아들이라고 지시해 원형경기장에서 화형에 처하거나 사자에게 먹이로 던져 주어 죽게 한다. 이때 마커스 비니키우스의 연인인 ‘리기아’도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붙들리고, 마커스 역시 연인을 찾아왔다가 옥에 같이 갇히게 된다.


한편, 박해를 피해 로마를 탈출하던 ‘베드로’는 아피아 가도를 가던 중 빛으로 나타나신 예수님을 보게 된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묻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네가 내 양들을 버린다면, 내가 다시 십자가에 달리러 로마에 갈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정신이 번쩍 든 베드로는 다시 로마로 돌아가 사자에게 잡아먹힐 상황인 성도들에게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길 것을 당부하며 “오늘 낙원에서 영원하신 예수와 함께할 것”이라고 축복한다.


영생에 대한 소망으로 담대해진 성도들은 기쁘게 찬송하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베드로 역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다. 웃으며 죽어 가는 성도들에게 질린 네로는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라며 아연실색하다 로마 시민들의 폭동 소식을 듣고 자살을 선택한다.


그렇게 폭군은 물러나고, 영화의 결말에 마커스와 리기아가 로마를 떠나는 길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아피아 가도에 꽂아 놓은 지팡이에 새싹이 돋아나 있다. 그리고 그때 하늘에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14:6)이라는 울림이 들린다.


<사진설명> 영화 속 베드로는 로마로 돌아가 사자에게 잡아먹힐 상황인 성도들에게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길 것을 당부하며 “오늘 낙원에서 영원하신 예수와 함께할 것”이라고 축복한다.



고난의 증인, 영광에 참예할 자

영화 <쿼바디스>는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전승과 폴란드인 소설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제작했다. 


실제로 베드로는 순교하기 직전인 서기 60년경에 베드로전·후서를 기록했고, 이 중 베드로전서는 당시 고난과 박해를 겪던 교회들에게 구원에 대한 확신을 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담대할 것을 당부했고, 베드로후서는 그리스도인에게 재림에 대한 희망과 주님의 계명을 다시 기억할 것을 일깨웠다.


베드로전서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파스코’인데, 헬라어로는 ‘고난을 당하다’라는 뜻이다. 베드로는 베드로전서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위해 고난받으셨고, 그같이 너희가 당하는 핍박과 순교가 곧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고난 참여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받으신 영광과 존귀에 참여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지금 삶에서 당하는 고통은 ‘잠깐’이라고 표현하는 내용이 베드로전서 1장과 5장에 나온다.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을 인하여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도다”(벧전1:6).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깐 고난을 받은 너희를 친히 온전케 하시며 굳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케 하시리라”(벧전5:10).


베드로전서의 시작과 끝에 ‘잠깐’이라는 표현을 썼다. 삶을 ‘영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단어이다. 이런 권면을 들은 초대 교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경과 핍박을 이겨 낼 수 있었고, 심지어 순교에 동참할 수 있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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