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특파원 피랍 사건을 통해 본 유혈 분쟁과 평화
이웅수 성도/ 現 KBS 기자

등록날짜 [ 2006-04-03 10:22:09 ]

지난 3월 15일 새벽에 출근해보니 회사가 발칵 뒤집혀 있었다. 중동 특파원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삭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이터와 AP를 통해 용태영 특파원이 무장세력의 감시 아래 억류돼 있는 모습과 인터뷰화면이 들어오면서는 정말 무슨 일이 날 것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됐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라크에서의 김선일 씨 악몽이 뇌리를 스쳐갔다. 정부와 회사가 총력을 기울인 끝에 용 특파원은 하루 만에 무사히 풀려났지만 이번 사건은 많은 걸 곱씹어 보게 했다.
이번 KBS 특파원 피랍 사건의 배경은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끝없는 유혈 투쟁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간에 전쟁과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강력한 지원 아래 버티고 있다. 이스라엘 편향적인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권의 분노와 증오는 9·11 테러를 일으켰고, 이슬람권과 기독교권의 문명 충돌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고 있다. 소련 붕괴와 함께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평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깨져 나갔고 세계는 테러와의 전쟁에 휘말려 있다.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는 종교적, 민족적, 인종적 정체성을 앞세운 국지전과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온갖 갈등들이 분출하면서 세계는 더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다. 동북 아시아도, 경제발전이 이뤄지면 민주주의가 증진되고 평화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로, 경제 성장과 함께 중국과 일본이 대규모 군비증강에 나서고 있고, 역사문제, 영토문제로 한·중·일 간에 갈등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여기에 9·11 이후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을 외치며 동질의 세계를 만들어 싸우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보겠다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는 오히려 전 세계에서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국도 양극화의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에서 이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면 인류의 오랜 희망인 평화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성경은 곳곳에서 이 땅에서는 평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예수께서도 이를 말씀하셨다. 앞으로 상황은 나아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게 성경의 말씀이다.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끝은 아직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니라.” (마 24:6~8)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지구 대신 새 하늘과 새 땅을 준비하신다고 했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계21:1)
성경을 보면 세상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성경은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에 기대를 걸고 이 땅에서 전쟁 없는 세상의 실현을 꿈꾸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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