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앙의 미래
신앙의 전통,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등록날짜 [ 2007-01-23 15:59:07 ]

2007년 새해가 밝았다. 으레 새해라는 단어 앞에는 ‘희망찬’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마련이지만, 요즘 대중매체 속에서 희망찬 이야기들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 국민들이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선거 등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아서인 것 같다. 2006년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2007년에도 어떤 일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언제나처럼 그것들은 우리 곁에 잠시 머물다 시간을 따라 스쳐갈 것이다. 정말 세월은 화살같이 지나가고, 거기에 더하여 현대의 변화는 너무 빨라서 누구도 따라가기가 벅차다. 이렇게 빠른 세상의 변화주기를 보고 있노라면 꼭 탁자 위에서 튀고 있는 탁구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늪에 빠져 있다면 그저 무심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 속에 여러 작은 소용돌이가 있어 국지적으로는 방향이 다양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거대한 쓰나미와도 같은 이 변화의 흐름에 맞닥뜨린 그리스도인들이 이 지상의 삶 가운데에서 그 흐름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은 어렵지만 해야만 할 일이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최신작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에 가장 둔감한 분야로 법을 꼽았다. 저자가 의도적으로 종교를 배제하였는지는 몰라도 위 논의의 대상에 종교를 포함시킨다면 변화의 적응성에 있어서는 종교도 법에 버금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속함과 유연한 적응성을 점점 더 요구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지금까지 소중하게 지켜온 신앙의 전통들은 거센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유감스럽게도 그와 같은 도전은 상당 부분 성공할 것 같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근대 이후로 과학기술과 대중문화의 만개가 토해낸 많은 문제들에 대하여 교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던 적이 많고, 그 결과 현대사회에서 교회는 문화적, 윤리적 주도권을 점점 더 상실하여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새해에 Edge라는 인터넷 잡지가 미래에 대한 낙관론자들을 상대로 한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향후 25년 정도가 지나면 오늘날과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종교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기사를 실었다. 위와 같이 종교가 사멸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유로 든 것은, 젊은이들이 부모들이 가진 종교적 믿음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같은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라 종교적인 전통을 지키려는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종교적 사고방식을 잠식하는 것들과 접하는 것을 더 이상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그렇지만 향후에도 전통적인 종교는 원리적 순수성보다는 도덕적 효용성을 중시하게 될 것이고, 자선단체와 같은 형태로 변화한 종교가 번성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예측은 과학기술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과 더불어 종교에 대한 냉소주의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상당한 정서적 저항감을 불러 오겠지만,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위와 같은 미래예측들에 등장하는 빠른 변화의 동력으로 지목되는 것이 과학기술의 발전인데, 그 과학기술이 인간에게 영생불사(?)의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선물할지, 아니면 환경오염과 기계들에 둘러싸인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선물할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미래에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우리의 자녀들이 현재보다 비우호적인 신앙생활 환경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0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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