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서 온 편지
열사(熱沙)의 땅에 더 많은 기도의 불씨가 생겨 나길

등록날짜 [ 2007-03-27 16:02:07 ]

사랑하는 윤석전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 기지입니다. 이곳에 파병 중인 공군 부대의 명칭은 ‘다이만(아랍어로 Always)’입니다. ‘자이툰’은 이라크 아르빌 시 외곽에 주둔 중인 육군부대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물론, 주임무 중에 자이툰사단 병력과 물자를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까지 수송하는 임무도 있지만, 다국적군의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도 포함됩니다. 테러세력이 상존하는 이라크 상공을 비행하기 때문에 아르빌 시 외곽에 머물러 있는 육군병력보다 우리 부대의 항공기는 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항공기와 시설 등 지상병력이 주둔 중인 점과 쿠웨이트의 친미성향으로 인해 저희 부대는 아랍계 테러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자유작전’에 서희, 제마부대에 이어 추가병력(자이툰 사단)을 파병하면서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병부대에 대한 독자적인 지원과 다국적군 임무에 대한 수송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58항공수송단(공군)’을 창설하여 2004년 10월 24일 중동 하늘에서 첫 전투임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2006년 12월 21일에 대한민국 공군파병 역사상 최장기록인 전투임무 4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수립하고, 2006년 ‘공군을 빛낸 부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대 장병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가운데 40~50도가 넘는 고온 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쿠웨이트 공군기지(450만평) 내에 가로 100m, 세로 90m의 작은 공간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파병요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있다는 점과, 좁은 지역내에서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예민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150명 중에 교회에 출석하는 형제는 20명 정도입니다. 새벽기도에는 저를 포함하여 2-5명이 고정적으로 나오는데 더 많은 기도의 불씨가 생겨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2월 28일에는 중동에 인접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중인 육군 다산부대의 故 윤장호 하사가 테러세력의 폭탄테러로 순직하였습니다. 쿠웨이트를 경유하여 파병장병들이 귀국하는 전세기 편으로 운구가 결정되면서 제가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직접 병력을 인솔하여 공항내 빈소마련과 운구를 주관하면서, 같은 파병임무를 하다가 순직한 동료 장병이고 보니 친동생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그 형제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파병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국민적인 여론이 철군하는 쪽으로 기울여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파병으로 인해 우리 대한민국이 얻는 국가적인 위상은 대단히 큽니다. 물론, 위험을 무릅쓰고 파병을 온 저 같은 장병들에게는 위험한 일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는 다국적군(미군, 일본군, 호주군 외에도 수많은 국가들이 중동에 파병을 보낸 상태임)을 보낸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군사적으로도 전투임무 능력이 상당히 향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국군을 통해 이 곳 중동에 계신 수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의 사역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여기 와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차원에서 올 연말 철군을 외치는 사회여론에 정치지도자들이 휘말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곳 중동 땅에 한국군이 주둔해 온 지난 2년 6개월 동안 이루어낸 선교적, 문화적, 경제적 업적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도 주안에서 승리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샬롬!

위 글은 교회신문 <107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