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등록날짜 [ 2007-12-26 16:44:15 ]

요즘 들어 부쩍 예배를 마치고 난 후에도 나는 마이크를 놓지 못하고 성도들에게 “차조심, 감기조심 하세요”라는 말을 하게 된다. 광고시간에도 성도들을 향한 염려와 근심의 소리가 자꾸만 길어진다. 낮 예배 마치면 저녁예배에 안 나올까 걱정이고, 저녁예배 나온 사람은 내일 새벽예배 안 나올까 걱정이고, 눈이 오면 미끄러져 다치지 않을까 걱정,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 걸릴까 걱정이다. 그때마다 성도들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라도 보내야 속이 편하니 내가 봐도 참 별나다 싶다. 목회란 원래 성도를 위해 걱정 근심하기로 작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소심해져만 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이 먹을수록 잔소리만 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슬며시 든다. 점점 커져만 가는 성도를 향한 나의 짝사랑(?)으로 한없이 좁아져만 가는 나의 마음을 쓸어안으면서, 내 안에 계신 주님의 은혜로 나는 좁아진 것 같으나 주님심정으로 더 넓어지고, 그 사랑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고 감사하다. 사도바울처럼 나 역시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는 자”가 되었으니 그것만큼 더 기쁘고 감사한 일이 있겠는가? 또 다시 한해를 보내면서 나는 이 땅의 모든 인류를 품었던 주님의 사랑의 그 넓이와 그 깊이를 생각하면서 내 좁은 가슴이 성도들을 향해 더 넓어지고 깊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주여! 나를 넓혀 주소서!

위 글은 교회신문 <1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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