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모든 것이 은혜

등록날짜 [ 2023-01-10 11:24:00 ]

“너는 흰돌산 중·고등부성회를 가 봐야 해. 그래야 정신을 차리지.”


스무 살인 큰딸이 이제 중학생이 된 동생에게 짓궂게 한마디 한다. 자신도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참가해 은혜받았으니, 너도 수양관에 가서 3박4일 동안 집중해 은혜받으면 변화되리라는 말인데도 둘째 딸에게는 얄궂게 들리나 보다. 지금은 그리운 단어가 되어 버렸으나 ‘흰돌산수양관 성회’에서 큰딸은 사춘기에 찾아왔을 마귀역사를 알고 보고 이기며, 교회와 가정에서 어떻게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 주님께서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도구로 담임목사님을 값지게 사용해 주셨기 때문이다.


두 딸에게 연세중앙교회는 안락한 집이고, 어린 시절부터 뛰놀던 너른 동산이며, 최후에 돌아가야 할 천국을 소망하게 하는 고향과도 같다. 큰딸이 초등학생 시절, 친구에게 전도를 받아 처음 연세중앙교회에 왔고 이후 우리 부부와 둘째 딸도 큰아이에게 권유받아 교회라는 곳에 처음 발을 내디뎌 구원주이신 주님을 만났다.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돌아보면서 매 순간 주님께서 이끌고 지키셨음을 느낀다. 이 모든 일에 주님이 함께하셨음을 깨닫는다.


올해 큰딸은 수능을 보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부부는 큰딸이 중학생 시절을 보내던 3년 동안 진로에 대해 기도했다. 부모의 말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청소년기 자녀에게 불편하게 들리리라 생각했고, 무엇보다 사람의 입으로 아무리 권면한들 꿈을 품게 하고 행동하도록 이끌고 환경을 열어 주실 분은 주님이시니 그저 큰딸이 입을 열면 영을 살리고 몸을 움직이면 사람을 살리는 복되고 유익한 자가 되기를, 시행착오 없이 주님께서 쓰시고자 하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도했다.


그 응답으로 주님께서는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 큰딸의 마음에 앞으로 되고자 하는 자기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도록 하셨다. 이어진 고등학교 생활 내내 한 가지 꿈을 품고 정진했기에 입시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으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서 오는 혼란은 조금도 없었다. 주님과 함께했기에 다른 학생들보다 큰딸의 마음은 평온했고 예배 시간에도 더 큰 평온함을 얻는 듯했다.


큰아이가 고등학생일 때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믿음생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붙잡아 주시기를 기도했다. 하나님의 손이 강하게 붙들어 주셔서 딸아이는 3년 내내 크게 염려할 일 없이 신앙생활과 학교생활을 평온하게 이어 갔고, 수능을 앞두고도 주님이 주신 비전을 이루고자 애절하게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딸아이 말을 듣고 그저 주님께 감사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신앙과 관련해서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면서도 그를 미워하기보다 그 친구가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성숙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주님께 감사뿐이다. 주님이 딸의 생각과 마음을 복된 방향으로 인도해 주셨기 때문이다.


며칠 전 딸이 수시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좌절하지는 않을까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오히려 딸아이는 “주님이 더 크고 좋은 것을 준비하고 계실 것이니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물론 내심 속상하고 허탈했겠지만 믿음으로 생각을 붙잡아 주시는 주님 덕분에 우울이나 좌절에 빠지지 않았다.


하루 앞도 모르는 우리지만 어느 시간 어느 곳에서든 주님 일에 유익이 되는 자녀로 성장하기를 기도했으니 주님 뜻에 알맞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꾼으로 성장할 것을 믿는다. 하나님이 응답하셔서 큰딸은 새 회계연도부터 대학청년회에 등반해 대학생 청년들과 예배드리고 직분자들에게도 살뜰한 사랑과 섬김을 받고 있다. ‘기도 짝꿍’인 자기 마니또에 대해 설명해 주고 성탄감사찬양도 청년회원들과 같이 올려 드린다면서 들뜬 모습을 보며 주님 사랑으로 섬겨 주고 사랑해 주는 대학청년회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요즘 큰딸은 예배에 종종 빠지는 친구가 예배드리러 오도록 기도하고 계획도 세워 섬기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영혼 사랑과 예수의 십자가 피의 은혜를 기반 삼아 성장하면서 몸에 젖은 구령의 열정이 느껴진다. 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께서 일하심을 느끼고 느슨해진 나의 신앙도 뒤돌아보게 된다. 자녀들에게 믿음생활의 본을 보이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주님, 감사합니다.



/조정욱 기자

(여전도회 편집실)



위 글은 교회신문 <7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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