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200호 즈음하여… 문서사역의 중요성

등록날짜 [ 2010-07-13 08:18:42 ]

미디어 시대 정보 전달자로서 문서 중요
교회신문도 예수의 증인 역할 감당해야

바울은 예수의 12제자는 아니었지만 사도이자 기독교의 성립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사람이다. 바울은 세 차례의 전도여행과 로마 사역을 통해 그리스, 터키를 중심으로 한 소아시아로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많은 교회를 세웠다. 교통이 변변찮았던 시기에 바울이 걸어 다닌 거리가 약 7만Km에 이른다고 하니 그 활동량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바울이 다른 누구보다 중요한 인물로 기억되는 것은 그의 전도 사역뿐 아니라 오늘날 바울서신으로 불리는 13권의 성경 때문이다.

바울은 자신이 세운 교회들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기독교 교리를 전파했으며, 여러 논쟁에 대한 해답도 제시했다. 만약 바울서신이 없었다면 기독교가 확립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바울서신은 교회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사도바울』은 철학자이자 기독교 이념의 실질적 창시자로서 바울의 사상을 재조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울이 협소한 유대 민족주의 전통에 머물렀던 유대교를 극복하고 새로운 형제적 연대와 보편적 윤리에 기초한 세계종교로서 기독교를 세웠다고 평한다. 바디우에 따르면 바울은 혈통, 성별, 지역, 민족을 떠나 인류 전체의 구원을 추구하고 상호 평등과 아가페적 사랑에 기초한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한 철학자다. 바울이 기독교의 성립과 전파에 이처럼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은 그의 전도 사역을 문서사역이 뒷받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것은 흔히 예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의 역할이 상징적 차원에 머문 것과 많이 비교된다.

급격히 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정보전달자로서 문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교회도 문서사역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 교회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는 물론 신문이나 소식지 발행, 책 출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교회신문은 특히 성도들의 은혜 체험과 신앙의 나눔, 말씀과 성경지식 전달, 여론 형성 등의 매개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기에 중요성이 크다. 또 교회의 여러 사건과 소식 등을 전달하고 기록하는 일종의 역사물로서 가치도 지닌다.

연세중앙교회에서 발행하는 ‘영혼의 때를 위하여’를 한번 펼쳐보면 그간 교회가 성장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크고 작은 역사, 많은 성도의 삶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교회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일차문헌으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이렇듯 갈수록 중요해지는 문서사역을 더 알차게 진행하기 위해 몇 가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회신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좀 더 전문적인 역량과 프로다운 안목을 가져야 한다. 세상의 신문과 달리 교회신문은 교회공동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자칫 전문성이나 세련성을 소홀히 하기 쉽고, 이것을 담당하는 사람들도 관성적으로 신문을 발행하는 것에만 만족하기 쉽다. 하지만 교회신문은 단순한 소식지가 아니라 복음의 소리를 전하고, 세상이 알지 못하는 영혼의 진리를 전달하기에 그 사명은 더 숭고하다. 신문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문서로서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교회신문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편집이나 기사로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연세중앙교회처럼 전문 편집인을 두는 것도 좋은 방식이며, 무엇보다 문서사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둘째, 교회신문의 지면을 보다 다양하게 만들고 풍성한 볼거리나 교양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문이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여러 계층과 연령대에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흔히 교회신문은 늘 똑같은 목소리와 훈계조로 상투적인 주장을 반복하는 인상을 주기 쉬운데 교회신문은 불신자들까지 겨냥해서 만들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진리는 삶의 지혜까지 포함해야 한다. 신앙적 안목과 지혜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편집과 내용으로 진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아동 교육이나 훈육에 대한 기획 기사들은 부모에게 유익할 뿐 아니라 성경적인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편집인들은 늘 부지런하고,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인으로서 사명감이다. 바울이 서신을 남긴 것은 공명심이나 교회지도의 편의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예컨대 바울은 자신이 떠나온 후 갈등과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고린도교회를 깨우치고 바로잡기 위해서 고린도서를 두 차례에 걸쳐 썼으며, 여기서 그 유명한 사랑에 관한 강론을 집어넣었다.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것도 자신들이 보고 경험한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시간을 초월해서 전달하려는 증인된 심정에서 비롯되었다.

문서사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이 시대의 증인으로서 사명을 감당하려는 자세와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바울 서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교회에서 발행하는 문서들도 나름의 역할과 사명이 있다. 교회신문 ‘영혼의 때를 위하여’ 200호를 내는 이 시점에서 우리를 써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문서사역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위 글은 교회신문 <20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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