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자녀를 독립적 존재로 키워라

등록날짜 [ 2011-05-19 09:39:35 ]

독립심 약하고 이기주의 성향 강해
훈계가 왜 필요한지 깊이 생각해야

전통 대가족제가 없어지고 한 자녀만을 둔 가정이 늘면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문제를 갖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자녀를 과보호하고 부모가 미리 알아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니 독립심이 약해지고 이기주의가 강해지면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금지옥엽으로 키우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고, 잘못을 범해도 나무라지 않다 보니 아이들이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판단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언젠가 전철 안에서 필자가 실제로 겪은 일이다. 옆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부산하게 몸을 뒤척이고 창틀에 매달리느라 아이들의 신발에 옷이 더러워진 필자가 아이들 엄마에게 정중하게 주의를 부탁했다. 하지만 아이들 엄마는 불쾌한 표정을 짓다가 형식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할 뿐, 여전히 아이들을 그대로 두었고 결국 필자가 다른 칸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또 일전에 신문에서, 길거리에서 다른 아이를 심하게 괴롭히는 아이를 혼내다가 남의 아이 기를 죽인다고 항의하는 엄마와 다투었다는 어떤 노신사 이야기를 읽은 적도 있다. 아마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종종 있을 것이다. 아이를 무조건 편들어주고 아껴줘야 한다는 부모의 일방적 애정이 아이들에게 건전한 도덕의식을 심어주지 못하는 것이다.

직접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아도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무조건 의지하고 엄마의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마마보이’ 사례도 심각하다. 대학에서 수강 신청이나 진로문제를 결정할 때 본인보다 엄마가 직접 나서서 학생의 일을 상담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심지어 졸업 후 취업이나 결혼 생활까지 엄마가 하나하나 간섭하고 관리하는 등, 자식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부모가 도맡아 처리한다.

이렇듯 자식의 주위를 항상 맴돌며 아이의 수호천사처럼 해결사를 자처하는 엄마를 미국 언론은 ‘헬리콥터 맘’이라고 부르는데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얘기다. 헬리콥터 맘은 자식을 지나치게 사랑하고 걱정하는 데서 발생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이를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발달 심리학 이론에 의하면, 아이들은 보통 3세 정도 나이부터 부모에게서 심리적 독립을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물론 아이의 독립은 그를 방치하거나 돌보지 않는 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격적 주체로 세워나갈 수 있게 배려해준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애정을 기초로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획득하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타인을 존중하고 사회적으로 통용하는 가치관을 잘 수용하도록 부모가 엄하게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부모 스스로 아이를 믿지 못하고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성급하게 아이의 일에 자꾸 개입하다 보면, 아이는 독립적인 주체가 되지 못하고 부모에게 예속한다. 이런 아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분리불안장애를 겪기 쉬우며 이것이 마마보이나 인격 장애를 낳는 원인이다.

자식을 어른으로 만들려면 훈계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성경에서도 “초달(楚撻, 회초리로 볼기나 종아리를 때림)을 차마 못 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잠13:24)고 하지 않는가?

아이가 독립심을 키우는 데는 부모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정서적 보살핌을 준다면 아버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규율이나 도덕성의 모범이 되는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자식을 성공적으로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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