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북 핵무기 사실상 완성… 실전 배치 눈앞

등록날짜 [ 2016-09-27 14:21:45 ]

북한정권 비핵화 전략
근본적 재검토 불가피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금) 9시에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은 폭발력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5차 핵실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실시시기가 문제였고, 북한은 9월 9일을 택했다. 이번 핵실험의 폭발 규모는 5.0으로 최대 규모였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대단히 서둘러서 진행했다. 2006년 1차, 2009년 2차, 2013년 3차, 2016년 1월 4차 순으로 대개 3년 주기로 해 온 핵실험을 8개월 만에 전격 실시한 것이다.

김정은은 3월 15일 “이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여러 종류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하라”고 다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지시 이후 중장거리 미사일을 22차례, 30여 발이나 발사했다. 김정일 정권때보다 많은 미사일을 불과 5개월 동안 발사한 것이다. 각종 미사일을 계속 시험 발사하는 동시에 핵탄두 완성을 위한 핵실험까지 준비 완료하고 전략적 시기만을 기다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렇게까지 핵실험을 서두른 까닭은 지난 4차 핵실험이 핵 무기화를 거의 완성한 단계였고, 이제 기술적 정점을 찍기 위한 실험만 남겨두어서 3년까지 끌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한다. 정치적으로는 고위급과 중산층, 일반 주민들까지 탈북 사태가 이어지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외교적 고립 탓에 찾아온 심각한 정권 위기를 돌파하려고 서둘렀다고 분석한다.

특히 내년 남한 대선과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미사일 전력을 서둘러 완성하고 한미양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주도권을 잡아 기사회생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실험 당일 조선중앙TV에서 “핵탄두가 표준화·규격화됨으로써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각종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은 스커드 개량형(스커드-E R)이든, 노동미사일이든, 무수단이나 대륙 간 탄도미사일인 KN-02이든, 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 L B M)이나 어느 미사일이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S L B M 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당당한 군사대국으로서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사변적인 행동 조치들을 다계단으로 계속 보여라”라고 지시한 만큼 핵미사일을 배경으로 삼아 군사적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김정은이 벌일 다음 수순은 추가 도발이라고 예상된다. 핵 무력 과시용으로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날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륙 간 탄도 미사일 KN-02에 모의 핵탄두를 실어 태평양으로 날려 보내기라도 한다면 국제사회는 경악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대적인 평화 공세를 동시에 펼칠 것이라고 관측한다. 실전 배치한 다양한 핵미사일을 배경 삼아 평화 공세를 펼치면서 남남갈등, 한미갈등, 한중갈등을 일으키려 할 것이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20여 년을 끌어 온 북한 핵 위기가 진실의 순간에 맞닥뜨렸다. 핵미사일 앞에 재래식 전력은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핵무기를 비대칭 전력이라고 하는데,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대칭 전력을 강구하는 것밖에는 다른 수단이 사실상 없다. 핵은 핵으로밖에 억지할 수 없다는 게 핵 명제다.

북한이 5번에 걸친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인정과는 무관하게 핵보유국이 된 상황에서 대북 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추진된 모든 정책을 재검토해야만 한다. 미국 핵우산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 핵미사일 앞에 핵무장론과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아니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등 다양한 의견이 벌써 쏟아지고 있다. 어떤 대안이든 쉽지 않다. 내년은 김정은 정권은 물론이고 한·미·일과 중·러에도 정치적·군사적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4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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